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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 청년 어디로? 저소득 아동 위한 ‘디딤씨앗통장’, 안 찾아간 돈 75억

2022.09.23 09:34

아동권리보장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아동권리보장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저소득 아동의 사회 진출 비용을 지원하는 ‘디딤씨앗통장’의 만기가 도래했는데도 돈을 찾아가지 않은 만 24세 이상 가입자가 4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란 가입자 상당수가 성인이 돼 시설에서 나간 뒤 통장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만기가 도래해도 해지하지 않은 만 18세 이상 디딤씨앗통장 가입자는 지난 7월 기준 4만5217명이다. 만기 미해지 적립금은 1813억9500만원이다. 한 사람당 적립금은 401만원 정도이다. 만 24세 이상 만기 미해지 가입자는 4027명, 미해지 적립금은 74억9600만원이다. 만 24세 이상 가입자의 미해지 계좌는 휴면계좌일 가능성이 더 크다.

디딤씨앗통장 제도는 취약층 아동의 사회 진출 초기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2007년부터 마련했다. 아동보호시설에 사는 만 17세 이하 아동, 만 12~17세 기초생활수급 아동이 가입할 수 있다. 아동이 만 18세가 될 때까지 보호자나 후원자가 월 5만원을 저축하면 지방 정부가 10만원을 적립해준다. 적립금은 만 18세부터 학자금, 취업훈련비, 창업지원금, 주거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만 24세부터는 용도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지난 7월 기준 전국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진 아동 2만4985명 중 98.7%(2만4669명), 기초생활수급 아동 5만5744명 중 78.6%(4만3812명)가 가입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제도다.

아동권리보장원은 만기 후 돈을 찾아가지 않은 이들 일부는 탈시설 청년일 것으로 추정했다. 매년 청소년 2500명 정도가 만 18세가 돼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립하는데, 일부는 어릴 때 시설장이 들어준 통장의 존재를 모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디딤씨앗통장 금리는 만 24세가 넘으면 사실상 제로 금리에 가깝다. 9월 현재 기준 만기 전 금리는 가입기간에 따라 3.15%~3.65%이지만, 만 18세가 넘으면 금리는 1.7%가 된다. 이후에도 서서히 떨어져서 만 24세가 되면 0.1%로 고정된다. 만 24세 이후에도 돈을 찾아가지 않으면 실익이 크지 않다.

이원욱 의원은 “연락이 안 되는 자립 준비 청년들은 자신의 통장이 있다는 것조차 알 수 없는 만큼, 정부가 ‘만기 적립금 찾아주기’ 서비스를 더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며 “만기 후 계좌를 해지할 의도가 없는 청년을 위해서는 계좌 금리 우대를 더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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