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통령 특사단 숙소 침입 “정부, 인도네시아에 사과했다”

2011.02.22 03:28

여권 관계자 사실상 시인… 국정원은 “공식적 부인”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침입했던 3명은 국가정보원 직원들이며,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인도네시아 측에 사과했다고 21일 정부·여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9층 특사단 숙소에 들어갔던 남자 2명과 여자 1명은 특사단의 협상 전략 등을 파악하기 위해 잠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특사단이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숙소를 비운 사이 방 한 군데에 침입해 노트북에 손을 대다 특사단원 1명에게 들켜 달아났다.

경찰은 호텔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과 함께, 괴한들이 들고 갔다가 돌려준 특사단 노트북에 묻은 지문 8개에 대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 중 4개의 지문을 외부인의 것으로 보고 감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사건이 신고된 지 4시간여 뒤인 17일 오전 3시40분쯤 국정원 직원이 남대문서를 한 차례 방문했다고 밝혔다. 서범규 남대문서장은 “이 직원이 당시 상황실장과 사건 현장에 출동한 강력1팀장을 만나 신고 내용 등에 대해 문의했다”며 “외교상 문제 때문에 보안을 요청받았을 뿐, 수사자료를 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정부 당국이 (국정원 직원들의 침입에 대해) 인도네시아 측에 사과를 했고, 인도네시아 측은 노트북에 별다른 정보는 없었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천안함 폭침, 리비아 사건, 연평도 피격, 인도네시아 특사단 사건…. 국정원장은 이제 좀 물러났으면 한다”며 원세훈 국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특사단 숙소 침입자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보도에 대해 부인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 공식적으로 강력히 부인한다”며 “증거도 없는데, 추측성 보도로 국익이 손상될 수 있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니콜라스 딴디 다멘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는 이날 외교통상부 청사를 방문, 이번 사건에 국정원이 연루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외교부 조병제 대변인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측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것을 우리 측에 요청했다”며 “우리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고, 확인이 되는 대로 인도네시아 측에 알려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코 수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 조정장관은 인도네시아 관영 안타라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특사단의 푸르노모 유스지안토로 국방부 장관은 서울 방문 당시 어떠한 군사자료도 갖고 가지 않았다”며 군사기밀 유출 가능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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