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료 올려라” 배민 라이더들, 파업 예고

2021.12.13 21:11 입력 2021.12.13 21:13 수정

노조 측 “7년째 동결로 수입 급감…1000원 인상해야”

중노위 쟁의 조정 결렬 땐 플랫폼 기업 첫 파업될 듯

민주노총 배민라이더스지회가 1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배달료가 인상되지 않으면 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민주노총 배민라이더스지회가 1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배달료가 인상되지 않으면 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음식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배민)에 기본배달료 인상을 요구해온 라이더들이 파업을 예고했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노동쟁의 조정이 결렬되고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면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한 노동자들의 첫 파업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는 최근 일정한 기준하에 플랫폼 노동자를 노동법상의 노동자로 간주하도록 지침을 만들며 ‘보호’ 측면에서 앞서나가는 반면, 한국에선 플랫폼 기업과 노조의 단체교섭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산하 배민라이더스지회는 1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일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며, 이번 조정이 결렬될 경우 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9월부터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과 8번에 걸쳐 교섭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은 라이더의 임금에 해당하는 기본배달료 인상이다. 노조는 현재의 3000원은 7년째 오르지 않은 요금으로, 4000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플랫폼 기업 간의 경쟁 때문에 기본배달료를 올릴 수 없고, 프로모션(판촉 행사)을 통해 라이더에게 돌아가는 액수가 올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프로모션이 일시적인 것이므로 기본배달료를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단건 배달 적용으로 배달 건수가 감소해 라이더의 수입이 실질적으로는 줄었으며, 음식점으로 음식을 받으러 가는 픽업거리 할증을 해주지 않아 사실상 공짜 노동을 하는 것도 문제라는 게 노조 주장이다.

배민 외에 다른 플랫폼 기업과 노조들은 교섭을 아직 시작하지 못하거나, 진행 중이다. 지난 6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대리기사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리운전노조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를 과반수 노조로 공고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재로 카카오모빌리티가 노조와 단체교섭을 하기로 합의한 지 한 달 만이다. 공고에 대해 이의신청이 없으면 교섭대표 노조로 확정되고 본격적인 교섭에 돌입하게 된다. 노조는 기사가 월 2만2000원을 내면 호출을 우선 노출시켜 주는 프로서비스 폐지와 배차시스템(알고리즘)의 투명한 운영, 대리운전 기사의 생계와 복지·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교섭에서 요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 9월부터 라이더유니온·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와 교섭을 시작한 쿠팡이츠 쪽은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9일(현지시간) 플랫폼 노동자를 노동법상 노동자로 추정하는 내용의 입법 기준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5가지 기준을 제시한 뒤 최소 2개 기준을 충족하면 플랫폼 기업을 사용자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5가지 기준은 플랫폼 기업이 ‘종사자의 급여 수준을 결정하는지’, ‘유니폼 등 외모와 품행 기준을 설정하는지’, ‘업무 실적을 감독하는지’, ‘업무 시간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지’, ‘제3자를 위해 일할 가능성을 제한하는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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