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높이 1m의 철골 구조물 안 옥쇄 파업 보름째… 대우조선 하청지회, 유조선 점거 농성 장기화

2022.07.06 16:06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1도크 전경. 흰색 부분이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노조원들이 점거 농성 중인 곳이다.  독자제공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1도크 전경. 흰색 부분이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노조원들이 점거 농성 중인 곳이다. 독자제공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30% 임금인상과 노조 전임자 인정’ 등을 요구하며 거제 대우조선해양 초대형 원유운반선(30만t급)에서 벌이는 농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하청지회장 등 3명에 대해 업무방해 협의 등으로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보강 수사를 지시했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와 사측은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으로 매주 수천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조업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1도크(선박 건조 장소)에서 건조 중인 유조선 인근에서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 100여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이 도크는 조선소 내에서 선박 4척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도크이다. 점거 농성 중인 유조선은 길이 336m, 너비 60m 규모의 선박이다.

지난 5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1도크에서 건조 중인 대형원유운반선 안에서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 노조원 7명이 난간과 철 구조물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흰색 원부분이 유최안 부지회장이 스스로 들어가 쇠창살로 용접해 농성하고 있는 철 구조물이다. 김정훈 기자

지난 5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1도크에서 건조 중인 대형원유운반선 안에서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 노조원 7명이 난간과 철 구조물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흰색 원부분이 유최안 부지회장이 스스로 들어가 쇠창살로 용접해 농성하고 있는 철 구조물이다. 김정훈 기자

한 노조원이 “어디서 오셨느냐”라며 신원부터 확인했다. 하청지회는 지난 6월 2일부터 파업에 돌입해 18일 1도크를 점거하고 있다. 유조선 안에는 조합원 7명이 점거 농성을 하고 있었다. 이 중 6명은 15m 높이 난간에서 농성을 벌이는 중이었다.

특히 선박 맨 밑에 있는 가로·세로·높이 1m의 철골 구조물 안에 있는 유최안 부지회장(41)이 눈에 띄었다. 철 구조물에는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유 부지회장은 지난달 22일 철 구조물 안에 스스로 들어가 쇠창살로 용접을 한 뒤 농성을 벌이는 중이다. 신장 180㎝가량인 유 부지회장은 이 안에서 14일째 도시락을 먹고 대·소변의 생리현상까지 해결하고 있다. 철창 속의 유 부지회장과는 직접 만날 수 없었다. 전화 통화도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할 수 없었다.

김형수 하청지회장은 “5년간 삭감된 30%의 임금 인상이 실현돼야 하고, 노조 전임자 인정 및 대우조선소 내 노조사무실 설치 등 교섭단체 노조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청지회와 사내협력사 실무단은 그동안 3차례 실무협의를 벌였지만 결렬됐다.

지난 5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1도크에서 건조 중인 대형원유운반선 철 구조물에서유최안 부지회장이 스스로 들어가 쇠창살로 용접해 농성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지난 5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1도크에서 건조 중인 대형원유운반선 철 구조물에서유최안 부지회장이 스스로 들어가 쇠창살로 용접해 농성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대우조선 사내협력사와 사측은 시설물 무단 점거 등 불법 행위를 풀고 건조작업 정상화를 요구했다. 사내협력업체 관계자는 “노조의 정상적인 파업권은 인정하지만, 선박 건조에 따른 불법 점거 행위 등 파업으로 영업손실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5월 하청업체 100곳의 직원 98%가 적게는 5%, 많게는 7.2%의 임금을 인상하며 올해 근로계약을 마쳤는데, 파업하고 있는 1%만 임금을 30% 올린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측은 “지난해 1조7549억원, 올해 1분기 4701억원의 적자가 났는데도 올해 사내협력사에게 지급하는 전체 도급금액을 평균 3.5% 인상했다”며 “하청노조의 불법 행위로 매주 1250억원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연쇄적인 조업 및 진수 중단으로 선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청지회 노동자는 양대 조선소 등 여러 조선소를 옮겨다니며 근무하고 있어 대우조선 소속 노동자가 아니다”라며 “하도지회를 교섭단체 노조로 인정하면 불법이 된다”고 말했다.

거제경찰서는 지난 1일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과 부지회장 2명 등 3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지난 4일 보강 수사를 지시했고, 경찰은 조만간 다시 체포 영창을 신청할 예정이다.

지난 5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1도크에서 건조 중인 대형원유운반선 철 구조물에서유최안 부지회장이 스스로 들어가 쇠창살로 용접해 농성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지난 5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 1도크에서 건조 중인 대형원유운반선 철 구조물에서유최안 부지회장이 스스로 들어가 쇠창살로 용접해 농성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대우조선해양 직장·반장들로 구성된 ‘현장책임자연합회’와 협력사대표들은 지난 4일 경남경찰청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는 촉구안을 제출했다.

반면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 등은 6일 경남도청 앞에서 “공권력을 투입하면 즉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경남도, 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은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