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성소수자 인권 감수성’ 부족한 김문수…“노동인권 후퇴 우려”

2024.08.06 15:42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가 지난 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가 지난 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김문수 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로 지명된 뒤 김 내정자가 여성·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노동계에선 김 내정자가 고용노동행정의 수장이 될 경우 일터의 약자인 여성·성소수자 노동인권 보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내정자는 경기도지사로 재직 중이던 2011년 6월22일 한국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X 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 내정자는 사과를 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춘향전에 나오는 변 사또의 포악한 학정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 적절하지 못한 표현으로 여러 가지 심려를 끼쳐 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김 내정자는 2010년 11월2일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백주년기념관에서 강연하면서 걸그룹 ‘소녀시대’에 대해 “쭉쭉 빵빵”이라고 표현해 성희롱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 내정자의 부적절한 발언은 2018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때도 이어졌다. 그는 그해 5월30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 뒤 질의응답에서 “어떤 아름다운 여성이 전혀 화장도 안 하고 씻지도 않고 산다? 이거 안되잖아요. 매일 씻고 다듬고 또 피트니스도 하고 이래가지고 자기를 다듬어 줘야 돼요. 도시도 똑같거든요”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서울시장 후보 시절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그해 5월13일 서울시장 후보 유튜브 합동인터뷰에서 “(동성애는) 담배 피우는 것보다 훨씬 더 인체에 유해하고 한 번 맛을 들이면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를 해봐야 출산율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에이즈만 늘어난다. 이거(동성애)는 뿌리뽑아야 한다”고 했다.

성소수자 혐오 발언은 성소수자가 일터에서 자유롭게 커밍아웃을 하는 걸 꺼리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퀴어노동권포럼’이 직장생활 중인 성소수자 40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395명 중 64.1%가 직장 내 누구에게도 커밍아웃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직장갑질119 박은하 노무사(노무사사무소 지담 대표)는 “가부장적인 김 내정자가 노동부 장관이 될 경우 직장 내 성희롱이나 괴롭힘을 당한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피해 경험을 제대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위계적 구조인 일터에서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게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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