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장관 내정자 과거 발언 ‘도마’…약자 보호 후퇴 가능성
김문수 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사진)이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내정된 뒤 여성·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노동계에선 김 내정자가 고용노동 행정의 수장이 되면 일터의 약자인 여성·성소수자 노동인권 보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내정자는 경기도지사로 재직 중이던 2011년 6월22일 한국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춘향전이 뭡니까? 변 사또가 춘향이 X 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발언이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춘향전에 나오는 변 사또의 포악한 학정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 적절하지 못한 표현으로 여러 가지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김 내정자는 2010년 11월2일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백주년기념관에서 강연하면서 걸그룹 ‘소녀시대’에 대해 “쭉쭉빵빵”이라고 표현해 성희롱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 내정자의 부적절한 발언은 2018년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때도 이어졌다. 그는 그해 5월30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 뒤 질의응답을 하며 “어떤 아름다운 여성이 전혀 화장도 안 하고 씻지도 않고 산다? 이거 안 되잖아요. 매일 씻고 다듬고 또 피트니스도 하고 이래가지고 자기를 다듬어 줘야 돼요. 도시도 똑같거든요”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서울시장 후보 시절 성소수자 혐오 발언으로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그해 5월13일 서울시장 후보 유튜브 합동인터뷰에서 “(동성애는) 담배 피우는 것보다 훨씬 더 인체에 유해하고 한 번 맛을 들이면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를 해봐야 출산율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에이즈만 늘어난다. 이거(동성애)는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
성소수자 혐오 발언은 성소수자가 일터에서 자유롭게 커밍아웃하는 걸 꺼리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퀴어노동권포럼’이 직장생활 중인 성소수자 40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395명 중 64.1%가 직장 내 누구에게도 커밍아웃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