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연대 700여명 참여…“알바비도 포기하고 나와” “처벌 받을 때까지 나올 것”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3 학생들이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제4차 촛불집회에 대거 참석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 보신각 앞으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본집회에 앞서 청소년단체 중고생연대가 주관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700명의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길라임씨! 그게 최순입니까? 순실해요?” “수능 끝, 하야 시작” “내가 이러려고 공부했나 자괴감 들어” 등 세태를 비꼬는 다양한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사회자가 “고3 학생은 손을 들라”고 말하자 수십명이 손을 번쩍 들었다.
오후 6시 열린 본집회에서도 교복을 입은 고3 학생 등 10대 청소년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특히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에 분노했다. ‘수능 끝, 하야 시작’이란 손팻말을 들고 있던 김동규군(18·서울 강서고)은 “누구는 부모 잘 만나고 이모 잘 만나서 대학을 쉽게 갔는데 우린 ‘빽’도 없고 부모를 잘못 만나 이렇게 힘들게 공부해야 하냐”고 말했다.
최윤형양(18·서울 혜화여고)도 “남들은 쉽게 가지도 못하는 대학을 일개 개인이 권력을 가지고 마음대로 주무른 것을 보고 수험생 입장에서 화가 나고 허탈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집회에 참가해 들뜬 모습의 고3 학생들도 보였다. 이도희양(18·서울 혜화여고)은 “역사의 현장에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고3 학생들의 박 대통령을 향한 비판은 매서웠다. 자유발언에 나선 진모양(18)은 “대학 원서비가 아까워서 4년제 대학 3개밖에 못썼다. 오늘도 알바비 7만원을 포기하고 왕복 전철비를 들여 이곳에 왔다”며 박 대통령을 향해 “정치할 자신 없으면 정치하지 마세요”라고 외쳤다.
이은비양(18·인천 신현고)은 “박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는 물론이고 처벌을 받을 때까지 계속 집회에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