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촛불’ 대구선 2만명 참여…김진태 ‘막말’ 항의도
박 대통령 직접 조사 거부에 5차 집회 더 거세질 듯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지난 19일 개최한 4차 촛불집회가 전국 60여곳에서 주최 측 추산 96만명(경찰 추산 26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퇴진행동은 20일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 측이 “검찰 직접 조사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등 반발하자 오는 26일 5차 촛불집회에는 최대 300만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고향이자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는 2만여명이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지난 5일과 12일 촛불집회(3000명, 5000명) 규모를 넘어섰고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7000여명)보다 3배가량 많았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이 적힌 손팻말과 펼침막을 들었다.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백화점 옆과 부산진구 도시철도 범일동역 앞 등에서는 10만명의 시민이 ‘박근혜 대통령을 사법처리하자’고 쓴 팻말과 촛불을 들었다.
춘천·원주·강릉 등 강원 10개 시·군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3~4배 많은 1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발언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 강원 춘천시에서는 참가자들이 김 의원의 막말에 항의하는 뜻에서 지역사무실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충북 청주에서는 수능을 마친 학생 1만여명이 참가한 ‘충북범도민 시국대회’가 열렸다. 광주시민 7만여명은 이날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민주주의’를 위해 들었던 ‘횃불’을 36년 만에 다시 밝혔다. 정부가 일본과 맺은 ‘위안부 협상’과 국정교과서 등 현 정부 추진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전 서일여고 2학년 강소정양(18)은 자유발언을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빼앗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이날 4차 촛불집회 참여 인원은 주최 측 추산 서울 60만여명을 비롯해 부산 10만명, 창원 1만명, 울산 7000명, 제주 5000명 등 총 96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광화문역 등 집회 장소 주변 12개 역에서 하차한 승객이 지난해 11월 토요일 평균(34만7972명)보다 22만7626명 증가한 57만5598명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데이터 분석업체인 조이코퍼레이션은 휴대전화 무선신호를 분석한 결과 광화문 일대에 74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했다.
촛불집회는 20일에도 부산·광주·창원 등에서 계속됐다. 강원 춘천지역 변호사 등 30여명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는 26일 열리는 서울 집중 촛불집회에는 역대 최다인 100만명 이상이 모이는 등 전국적으로 최소 200만명에서 300만명까지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30일에는 민주노총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하고 결의대회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