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교안, 민생방문서도 ‘황제 의전’··· 주민에 “차 빼라” 전화에 경찰 출동도

2016.12.23 16:08 입력 2016.12.24 16:14 수정

서울  동작구 한 아파트에서 23일 관리사무소 직원이 “총리가 온다”며 주민들에게 주차된 차량을 빼달라는 전화를 하고 있다. 시민 제공

서울 동작구 한 아파트에서 23일 관리사무소 직원이 “총리가 온다”며 주민들에게 주차된 차량을 빼달라는 전화를 하고 있다. 시민 제공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방문을 위해 한 아파트에서 주차된 차량을 빼달라고 한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23일 오후 2시 연말연시 민생현장 점검 차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한 임대아파트를 방문했다.

앞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오전 9시쯤부터 가가호호 전화를 걸어 “총리가 온다”며 주차된 차량을 옮겨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 주민이 “남편이 차량 키를 갖고 출근했다”며 거부했다. 그런데 관리사무소 측은 경찰에 불법주차라며 신고를 했다. 이 주민이 거주하는 동 건물 앞에 주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경찰관 2명이 곧바로 출동했다. 결국 이 주민은 어쩔 수없이 차량을 옮겼다.

한 주민은 “10년 넘게 살았는데 단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다. 이사를 해도 전날 미리 공지를 해주는데 아침부터 무슨 짓이냐”며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돼 직원이 출동한 것”이라며 “차량에 불법 스티커도 붙어 있고 연락을 해도 ‘안 뺀다’고 해 방문해 조치를 해달라고 해서 찾아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오래 전부터 아파트 내 주차 문제로 인해 불법 주차 단속을 해왔다”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방문하면 기자단, 수행원 등도 올 것으로 예상돼 공간 확보를 위해 이동 주차를 해달라고 양해를 구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관리사무소 측에서 자체적으로 신경을 쓴 것 같은데 이런 논란이 벌어져 저희도 아주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이후) 경호가 격상된 것은 맞지만 그것은 공식행사에 적용되는 것이고 오늘은 약식방문으로 격상된 경호가 적용되지 않았다”며 “최근 모든 의전은 최소화해서 진행하고 있고 오늘도 그렇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