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8일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몰라본 경찰

2018.07.18 00:22 입력 2018.07.18 00:23 수정

[오래전 ‘이날’]은 195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신창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신창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1998년 7월18일 신창원에 범칙금 스티커 발부…넋나간 경관들

[오래전 ‘이날’]7월18일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몰라본 경찰

지난 16일 ‘배식구 탈주범’ 최갑복이 만기 출소 11일 만에 또다시 철창에 갇혔습니다. 2012년 절도, 성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되자, 온몸에 ‘후시딘’ 연고를 바른 후 가로 45㎝, 세로 15㎝ 크기의 배식구를 통과해 탈주한 그 최갑복말입니다.

최갑복 이전에는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있었죠. 1997년 부산교도소 감방의 화장실 환기통 쇠창살을 절단하고 탈옥한 신씨는 이후 2년6개월간의 도피 행각을 벌였습니다. 1999년 신고로 검거될 때까지, 신씨는 무려 5차례나 경찰과 맞닥뜨리고도 유유히 검거망을 벗어났습니다.

20년 전 이날, 경향신문은 당시 여전히 도망 중인 신씨를 쫓는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실수를 반복한 경찰의 행각을 꼬집었습니다.

이날 기사는 “신창원은 최소 2개월 전 서울에 잠입, 절도 행각을 벌였고 경범죄로 고발되기까지 했는데도 경찰은 범칙금 스티커만 발부한 ‘기가 막힌’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며 “경찰이 서울 일원에 대대적 인원과 함께 헬기와 군견 동원, 검문 검색을 벌이고 있으나 국민들은 경찰이 과연 신창원을 잡을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1999년 검거 당시 신창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1999년 검거 당시 신창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신창원이 버리고 간 지갑에서 2개의 범칙금 통지서가 발견된 것입니다. 서울 강남경찰서 도곡파출소 소속 오모 순경은 이달 9일 신창원이 서울 지하철 3호선 양재역 구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현장을 적발, 범칙금 스티커를 발부했습니다. 신씨가 당시 제시한 신분증은 두 달 전 훔친 다른 사람의 운전 면허증이었지만 오 순경은 본인 여부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앞서 신씨는 대구에서 불법 선팅 차량을 몰고 가다 달성경찰서 하빈파출소 소속 정모 순경에게 적발되기도 했지만 정 순경은 신씨가 내민 운전 면허증에 2만원짜리 스티커만을 발부했습니다. 이때에도 신씨는 남의 집에서 훔친 면허증을 보여준 채 유유히 현장을 떠나갔습니다.

이처럼 경찰이 신씨를 만나고서도 몰라본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은 신창원 얼굴도 모르는 것이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앞서 신씨의 사진을 전국에 배포, 공개수배하고 도처에서 검문 검색을 실시하며 시민들의 협조를 구했던 바로 그 경찰이 말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경찰의 실수는 이것말고도 또 있습니다. 7월16일 신씨와 경찰의 격투현장을 목격한 여대생이 서울경찰청 112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주소를 잘못 알아 듣는 바람에 허탕을 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112 신고 접수 담당자가 ‘포이동 299번지’를 ‘양재동 229번지’로 알아듣고 순찰차를 양재동으로 보낸 것입니다.

경찰의 납득하기 어려운 실수의 연발로, 신씨는 이후로도 1년 간 도피행각을 이어가다가 1999년 7월에야 가스레인지 수리 기사의 신고로 검거됩니다. 검거 과정에서 입었던 티셔츠가 유행할 정도로 큰 이슈가 됐었죠.

재검거 이후 22년 6개월 형을 추가로 선고받은 신씨는 2011년 독방에서 고무장갑으로 자살기도를 해 중태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회복 후에는 경북 북부 제1교도소에서 전주교도소로 이감됐다고 알려졌습니다.

2012년에는 신창원의 옥중 수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담>이 개봉되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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