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증언 사진 3장 원본 첫 공개

2019.02.18 22:10 입력 2019.02.18 22:12 수정

3·1운동 100주년 기념전

25일부터 내달 20일까지

아시아·태평양전쟁 중이던 1944년 9월 미군이 중국 쑹산위안소에서 촬영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사진 속 가장 오른쪽 만삭의 몸으로 괴로워하는 앳된 여성이 훗날 국제사회에 일제 만행을 증언한 박영심 할머니(1921~2006)다(위 사진). 가운데와 아래 사진은 1944년 8월14일 미얀마 미치나에서 촬영된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들의 모습이다.  서울시·서울대 정진성 연구팀 제공

아시아·태평양전쟁 중이던 1944년 9월 미군이 중국 쑹산위안소에서 촬영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사진 속 가장 오른쪽 만삭의 몸으로 괴로워하는 앳된 여성이 훗날 국제사회에 일제 만행을 증언한 박영심 할머니(1921~2006)다(위 사진). 가운데와 아래 사진은 1944년 8월14일 미얀마 미치나에서 촬영된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들의 모습이다. 서울시·서울대 정진성 연구팀 제공

“사진 속 여인은 나다.” 2000년 일본 도쿄에서 민간단체들이 연 ‘일본군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에서 위안부 피해자 박영심 할머니(2006년 작고)가 일제 만행을 알리기 위해 지목한 사진 속 주인공은 맨발에 만삭의 몸을 한 채 괴로워하는 앳된 여성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의 참상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기록물로 잘 알려진 이 사진의 원본이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서울시와 서울대 정진성 교수 연구팀은 박 할머니가 중국 쑹산위안소에서 연합군 포로로 잡혀 있을 당시 촬영된 사진과, 미얀마 미치나의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 여러 명이 모여 있는 원본 사진 2장을 오는 25일 3·1운동 100주년 기념전시회에서 공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들 사진은 아시아·태평양전쟁 중이던 1944년 8~9월 미군이 촬영한 것이다. 그동안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소장하고 있던 사진을 스캔한 것으로만 공개됐고, 원본 사진을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사진은 가로 29㎝, 세로 21㎝로 인화됐으며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1921년 평안남도 남포에서 태어난 박 할머니는 17세 때 일본 순사에게 끌려가 중국 난징과 쑹산, 미얀마 라시오 등지를 전전하면서 일본군 성노예로 착취당했다. 그는 2003년 중국 난징과 쑹산 위안소 터를 방문해 “괴로워서 가슴이 짓눌리는 것 같다”며 폐허가 된 이곳이 위안소로 운영됐다는 사실을 증언해 기념관 건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기념관 마당에는 ‘만삭의 위안부 동상’이 세워졌다.

서울시와 서울대 연구팀은 지난 3년간 추진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록물 관리사업을 통해 사진들을 찾아냈다. 사진은 앨범 없이 낱장으로 흩어졌으나 지난해 개인 소장자에게서 확보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도시건축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기념전의 주제는 ‘기록 기억: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다 듣지 못한 말들’로, 전시회는 3월20일까지다. 처음 공개되는 원본 사진들과 영상, 증언들을 엮어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한다.

일본인과 조선인의 귀환을 다룬 뉴욕타임스 신문(1946년 3월2일자), 쿤밍보고서 및 축섬승선자 명부 복제본,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최초 증언한 배봉기씨의 사진(김현옥씨 개인 소장) 등도 공개된다. 기념전 문의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02-2133-5057)에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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