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도 엄지로…‘스마트폰 세대’는 PC가 버겁다

2021.04.18 16:15 입력 2021.04.18 21:15 수정

과제도 엄지로…‘스마트폰 세대’는 PC가 버겁다

2000년 이후 출생 청소년들
컴퓨터 자격증 갖고 있어도
키보드 치는 일 어렵게 느껴

온라인 수업 대부분 폰으로
‘독수리 타법’도 비일비재

특성화고 3학년인 고대현군(18)은 파워포인트와 한글, 엑셀 관련 총 3가지 컴퓨터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PC 자판 타자는 그에게 어려운 일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PC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썼어요. PC를 쓸 일이 별로 없다보니 타자도 자연스럽게 멀어졌고요. 스마트폰 자판이 더 편합니다.” 고군은 PC 타자를 칠 땐 7개 손가락만 쓴다. 타수는 분당 200타 정도다. 학교 수업 중 책을 읽고 요약한 내용을 PC로 타이핑하는 과제가 주어질 때는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2000년대 초·중반 이후 태어나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청소년들 중 PC 자판 사용을 낯설어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이 보급된 2010년대 초등학교에 입학,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역사상 첫 세대다. 아이폰과 제너레이션(세대)의 합성어인 ‘아이젠(iGen) 세대’라고 불린다.

이 같은 현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두드러진다. 등교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거나 과제를 제출하는 상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3인 홍예주양(18)은 과제를 할 때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홍양은 “원격수업용 온라인 플랫폼에서 영상 감상 후 느낀 점을 적는 과제를 할 때 스마트폰으로 후딱 보고 댓글로 감상문을 쓰곤 한다. PC보다 스마트폰 키보드가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고군도 “과제를 낼 때 PC 문서 작업을 해서 파일을 업로드하거나 손으로 종이에 직접 써서 사진을 올릴 수 있게 선택지가 2가지인 경우에는 (키보드 사용이 부담스러워) 후자를 택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들 세대에선 PC 타자 시 열 손가락을 골고루 활용하지 않고 한쪽 손이나 일부 손가락만으로 타자를 친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타자를 배울 기회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고3인 장선진군(18)은 “주변에 ‘독수리 타법’인 친구들이 꽤 있다”며 “저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 타자 칠 땐 한 손만 쓴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의 일선 교사들도 학생들이 PC보다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현상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손주성씨(31)는 “특성화고라 매년 타자 대회를 여는데 제 학창 시절보다 타자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느낀다”며 “원격수업 시에도 PC로 듣는 학생이 채 10%가 안 될 정도로 모바일 이용률이 높다”고 했다.

문서 대신 영상을 제출하게 하는 등 PC 사용이 필요한 과제가 줄어든 최근 교육 트렌드의 영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학교 교사 A씨(32)는 “요즘에는 컴퓨터로 문서 작업을 해서 내야 하는 과제 자체가 별로 없는 편”이라며 “게임을 제외하면 PC를 활용할 일이 아무래도 이전 세대보다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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