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은 늦다”…청년 기후활동가들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 발표

2021.09.09 15:39 입력 김한솔 기자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8개 청년 단체 회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에너지전환포럼 공간 1.5>에 모여‘청년이 제안하는 대한민국 2040 기후 중립 시나리오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청년 기후활동가들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 ‘0’을 목표로 한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기존 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중위)의 시나리오 초안이 미흡하다며 청년의 시각을 담은 새로운 시나리오를 짠 것이다. 단체들은 이 시나리오를 오는 10월말 발표되는 탄중위 최종 시나리오에 반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청년 기후단체들의 연대인 ‘2040 기후중립청년제안’은 9일 서울 종로구 에너지전환포럼 공간 1.5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 를 발표했다.

청년들이 만든 시나리오와 탄중위 시나리오의 가장 큰 차이점은 탄소중립을 이루는 시점이다. 탄중위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그보다 10년 앞당긴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용어도 다르다. 단체는 탄소중립 대신 ‘기후중립’이라는 용어를 쓴다. 기후중립은 이산화탄소 뿐만이 아닌 다른 모든 인위적 온실가스, 예컨대 메탄이나 이산화질소 같은 온실가스의 순배출을 0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탄소중립 역시 측정 가능한 모든 온실가스 순배출을 0으로 하겠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탄소’라는 용어가 들어가면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CCUS) 같은 불확실한 기술에 기댄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단체는 “기후중립은 기술적으로 넷제로를 만드는 것과 달리 그 과정상 ‘환경적 영향’까지 포괄한 엄격한 개념”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1.5도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향후 우리나라에서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의 양(탄소 예산)을 고려해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도 다시 짰다. 단체의 기후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2030 NDC는 2018년 대비 61% 감축(약 2억8700만t), 2040년은 2018년 대비 97% 감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2018년 대비 40%의 에너지 수요를 감축해야 한다고 했다.

부문 별로는 2030년까지 모든 석탄 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방식을 통해 80%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2035년까지는 모든 화석연료 사용도 중단된다. 산업·수송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50%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CCUS에 대해서는 “감축 노력에도 불가피하게 탄소 배출이 발생하는 시멘트, 석유화학 등 일부 산업 분야에 한해서만 허용한다”고 했다. 미래의 불확실한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현재에 활용가능한 대안들을 우선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는 탄중위가 지난달 초 발표한 시나리오들이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에 대응하기엔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이 시나리오는 탄중위의 공식 협의체를 통해 탄중위에 전달됐고, 지난달 25일 탄중위 총괄분과위 회의에서 논의됐다. 전소진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활동가는 “탄중위는 의사결정권과 실행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책임을 다음 세대로 전가하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더 과감한, 61% 이상의 2030 감축 목표와 2040 기후중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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