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심상찮은 물가 상승 조짐…전문가들 "올해 높은 물가 수준 유지될 것"

2022.01.09 17:23 입력 2022.01.09 17:30 수정
이창준 기자

9일 경기도 고양시 한 대형마트 모습.연합뉴스

9일 경기도 고양시 한 대형마트 모습.연합뉴스

새해 벽두부터 물가오름세가 심상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이 지난해 급등한 원자재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제품가격에 반영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간장, 밀가루 같은 생필품부터 커피, 햄버거 등의 외식물가까지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올해 더 고공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부터는 전기나 가스 등 공공요금에 대한 인상도 예정돼 있는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수입물가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일단 가공식품, 외식물가가 가장 먼저 뛰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오는 13일부터 46종의 자사 음료 가격을 100에서 400원까지 인상한다. 현재 4100원인 아메리카노 가격은 4500원으로 오른다. ‘맥심’, ‘카누’ 등 인스턴트 커피를 판매하는 동서식품도 오는 14일부터 자사 커피 제품 가격을 평균 7.3% 인상한다고 밝혔다. 매일유업도 올해부터 자사의 컵커피 가격을 종전보다 10% 안팎 인상했다.

버거킹과 롯데리아, 노브랜드 버거 등 프렌차이즈 햄버거 업체도 새해를 전후로 일제히 제품 가격을 올렸다. 롯데리아와 노브랜드버거가 각각 지난달 1일과 28일, 제품 가격을 평균 4.1%, 2.8% 올린데 이어 버거킹도 지난 7일부터 제품 33종의 가격을 평균 2.9%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와퍼는 단품 기준 6100원에서 6400원으로, 와퍼 주니어는 4300원에서 4400원으로 올랐다.

이같은 물가 상승세는 생필품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감지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서울·경기지역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420개 업소에서 판매하는 생필품과 가공식품 38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70%가 넘는 27개 품목의 가격이 전월 대비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밀가루(8.3%)의 상승폭이 가장 컸으며, 간장(4.2%)·생리대(3.9%)·콜라(3.3%)·계란(2.8%)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도 이전 가입 시기에 따라 평균 9~16% 인상된다.

2분기부터는 전기와 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뒤따른다. 정부는 일단 1분기까지는 공공요금을 등을 동결한다는 방침인데, 이후 4월 전기요금 인상을 시작으로 2분기부터 단계적으로 공공 요금이 오를 예정이다. 전기요금은 4월과 10월 두차례 인상을 통해 가정용 전기요금 기준 연평균 5.6%가 오른다. 가스요금은 5월, 7월, 10월 순차 인상돼 월 평균 사용량 2000MJ(가스 사용 열량 단위) 기준 월평균 소비자 부담액이 각각 2460원, 1340원, 800원씩 늘게 됐다.

일단 올해에도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따라 수입 품목을 중심으로 생산 원가 많이 올라있는 상태”라며 “글로벌 공급망 문제는 우리 수준에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준 금리 인상 등을 통해 일부 유동성을 회수하는 식으로 물가를 진정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이나 유통 비용이 올라 기업이나 소매 업체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기요금 상승도 올해 중요한 물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선을 돌파하는 등 환율이 수입물가를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시키는 점도 물가에는 부담이 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에 착수할 뜻을 보인 뒤 전세계적으로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성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높아지면 원화 가치 하락에 따라 국내 물가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향후 원자재 가격이 진정된다 하더라도 높은 수준에서 상승 폭이 둔화되는데 그칠 것”이라며 “올해 물가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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