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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온가족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혜' 확인···자료 고의 미제출 논란

2022.04.26 07:55 입력 2022.04.26 17:57 수정

 김 후보자 풀브라이트 주축 재단 감사 시절 선발

“국가적 장학 혜택 사유화…부실 운영 조사해야”

풀브라이트 홈페이지에서 검색된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장남의 장학금 수혜 이력.

풀브라이트 홈페이지에서 검색된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장남의 장학금 수혜 이력.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와 딸에 이어 아들도 아들도 풀브라이트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된 사실이 확인됐다. 김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동문회 회장일 때 딸이 2년간 1억원에 이르는 풀브라이트재단 장학금을 수령한 사실이 알려져 ‘아빠 찬스’ 논란이 일었는데, 김 후보자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두 자녀 모두 재단 장학금을 수령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와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아들 김모씨(30)는 김 후보자가 한미교육문화재단(KFF)의 감사를 맡은 2016년 학비와 생활비, 가족수당, 왕복 국제항공권 등이 포함된 풀브라이트재단 장학금을 받았다. 풀브라이트재단 장학생은 1년간 최대 5000만원에 이르는 기관 장학금을 지원받는다. 2016년은 김 후보자가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에서 퇴임한 이듬해다. 한미교육문화재단은 풀브라이트 동문회가 주축이 돼 만든 비영리 재단이다.

아들 김씨는 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이던 2016년 2월 한국외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해 미국 컬럼비아대에 입학해 2018년까지 사회과학대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미국 로체스터 대학에 진학했으며, 2020년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풀브라이트재단 장학금을 딸만 받은 것으로 되어있는데 아들도 장학금을 받았다. 부인, 본인을 포함해 온 가족이 받은 것”이라며 “당시 한미교육위원단 심재옥 단장과 김인철 총장이 긴밀한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김 후보자의 딸(32)이 2014년부터 코넬대 석사 과정에 재학하면서 2년간 풀브라이트재단 장학금을 수령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당시 김 후보자는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이었다. 딸은 2014년 2월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해 8월 코넬대에 입학했으며, 2016년까지 응용경제 석사과정을 밟았다. 딸의 영어 학위 논문 ‘감사 인사(Acknowledgements)’ 부분에는 풀브라이트재단 장학생으로 선정된 데 대해 “특별히 감사드린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김 후보자는 2012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역임했으며, 한미교육문화재단의 감사는 2009~2011년, 2014~2018년 두 차례 맡았다. 김 후보자의 두 자녀가 풀브라이트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되던 해에는 ‘블라인드 평가’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풀브라이트재단 장학생은 매년 20∼30명 정도 선발되는데, 국내 석·박사 지망생 사이에선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것 자체가 ‘스펙’으로 통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김 후보자도 외대 교수로 재직하던 1995년 풀브라이트재단 장학 프로그램에 선정돼 1996년 3월부터 1년간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로 근무했다. 부인 이모씨(60)는 숭실대 음악원에 교수로 재직하던 2004년 가을 풀브라이트재단 학술기금을 받아 1년간 미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템플대에 교환교수로 갔다. 김 후보자 가족이 모두 선정된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의 재원은 한미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출연한 기금이며, 한미교육위원단에서 운영한다. 한국 정부 예산은 2018년부터 39억원씩 투입된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측은 “풀브라이트 장학금 심사는 한미교육위원단이 자료를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 “기회가 되면 인사청문회에서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교육위원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서는 (언론과) 이야기하지 않기로 했다”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강민정 의원은 “국내에서 한 해 수십 명밖에 선정하지 않는 장학 프로그램을 한 가족이 모두 누렸다는 것은 그동안 국가적 장학 혜택을 소수가 사유화해 온 것이 아닌지 의심케 한다”며 “그간 장학금 수령 사실 감춰온 김인철 후보자는 가족의 장학금 수령 과정에서 부정이 없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하며, 교육부는 연간 수십억이 투여되는 풀브라이트 장학프로그램의 부실 운영에 대해 빠르게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김인철, 딸 이어 부인도 ‘풀브라이트’ 교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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