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도와줬으면”…청주 찾아 1억원 기부한 11월의 산타

2022.11.24 18:12 입력 2022.11.24 21:10 수정

청주시청 임시청사 전경. 청주시 제공.

청주시청 임시청사 전경. 청주시 제공.

크리스마스를 한 달여 앞둔 지난 22일 익명의 기부 천사가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충북 청주시에 찾아왔다.

청주시는 익명을 요구한 90대 남성이 1억원을 기부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2일 오후 3시쯤 청주시 복지정책과 희망복지팀에 90대 남성이 찾아왔다. 갈색 점퍼를 걸치고 지팡이를 짚은 이 노인은 “기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우정수 복지정책과 희망복지팀 주무관에게 자신이 들고 온 흰색 종이가방을 건넸다. 이 노인은 “평소 방송 등에서 기형 등 중증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팠다.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기부의사를 밝혔다. 종이가방을 열어본 우 주무관은 깜짝 놀랐다. 종이가방 안에는 1억원에 달하는 5만원권 현금다발이 가지런히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우 주무관은 이 노인에게 “행정기관인 시청에서는 현금을 받을 수 없다. 함께 시 금고(농협)로 가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입금하자”고 안내했다.

우 주무관은 노인과 시 금고로 향하는 동안 이름, 나이 등을 물었다. 그러나 노인은 “90살이 넘었다. 뭘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우 주무관과 노인은 농협 계좌를 통해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입금했다. 우 주무관은 고마운 마음에 노인에게 기부금 영수증 발급에 대해 안내했지만, 손사래를 치며 빠르게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우 주무관은 “1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선뜻 내놓아 깜짝 놀랐다”며 “기부자의 뜻에 따라 장애인 등을 위해 소중하게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