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국가수사본부장설’ 유력 속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등 함께 근무
윤 대통령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 공개 모집에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57·사법연수원 27기) 등 3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물론 경찰 안팎에서도 ‘검사 출신 국수본부장설’이 파다했던 데다 정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가 차기 본부장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국수본부장 공개 모집에 정 변호사와 경찰 출신인 장경석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59·경찰대 2기), 최인석 전 강원 화천경찰서장(48·사법시험 44회·경정 특채)이 지원했다. 경찰청장이 서류 심사와 종합 심사를 거쳐 이들 중 한 명을 추천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남구준 현 국수본부장의 임기는 다음달 25일 만료된다.
이들 중 눈에 띄는 인물은 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다. 정 변호사는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연수원 동기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을 시작으로 창원지검 차장검사,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장, 인천지검 특수부장,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 등을 지냈다.
정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등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던 2011년 대검찰청 부대변인으로 일했으며,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으로 근무했다. 정 변호사는 이후 홍성지청장, 남원지청장을 거쳐 2020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퇴직했다.
정 변호사는 인천지검 특수부장이던 2014년 최재경 당시 인천지검장이 총괄한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특별수사팀에서 일했고, 2017년에는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 부공보관을 맡았다.
정 변호사는 2017년 4월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저녁 자리에서 국정농단 특수본 검사 6명 등에게 70만∼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 논란이 된 사건으로, 돈을 받았던 정 변호사(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는 법무부·대검의 감찰을 거쳐 경고조치를 받았다.
정 변호사는 2021년 1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만배씨의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씨는 당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변호인이던 이경재 변호사, 대형로펌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15명 등 23명에 이르는 ‘매머드급’ 변호인단을 꾸려 화제가 됐다. 정 변호사는 1차 공판이 시작되고 약 2달 뒤인 지난해 1월4일 변호인 사임신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