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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JMS 교회” “‘신나라’ 불매하자”···넷플 ‘나는 신이다’ 후폭풍

2023.03.08 15:41 입력 2023.03.08 15:54 수정

“성경공부·월명동 말하면 의심해야”

JMS 포교 방식·교회 주소 공유하고

K팝 팬덤, 신나라레코드 불매 움직임

기독교복음선교회(일명 JMS) 총재 정명석(왼쪽)과 JMS 교회 목록을 공유한 JMS피해자 모임 게시글 갈무리.

기독교복음선교회(일명 JMS) 총재 정명석(왼쪽)과 JMS 교회 목록을 공유한 JMS피해자 모임 게시글 갈무리.

“성경공부를 하자고 하면 일단 도망치세요. 가더라도 ‘큰 목사님’ ‘월명동’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의심해보세요.”

한국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파헤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관심을 끌면서 사이비 종교와 관련된 경험담을 나누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 사이비 종교의 수익원으로 알려진 음반 체인점에 대해선 불매운동 조짐도 보인다.

지난해 3월16일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의 추가 성폭력 범죄 사실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16일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의 추가 성폭력 범죄 사실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합뉴스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기독교복음선교회(일명 JMS)와 관련한 개인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JMS 총재 정명석은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신도들을 세뇌한 뒤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JMS 관련 교회를 6개월 다녔다는 A씨는 “배구 동호회 전단지를 발견하고 연락을 하게 됐다”며 “배구대회 출전을 위해서는 성경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성경공부를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른바 충남 금산의 ‘월명동 성전’에 다녀온 경험도 털어놓으며 “가족, 친구와도 멀어지게 돼 교회를 조금씩 안 가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사이비였다”고 했다.

대학교 신입생 때 JMS에 빠졌다는 B씨는 “대학에서 만난 언니의 제안으로 JMS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며 “1년 가까이 다니고서야 ‘메시아’ 정명석이란 사람이 교도소에 있다는 걸 알았다. 이후 휴대폰 번호도 바꾸고 교회에 발길을 끊었는데, 한동안 교회 관계자들이 계속 연락을 해왔다”고 회상했다. C씨는 “자신의 언니가 고등학교 때 전도되어 10년간 JMS에 빠져있다”며 “부모님의 노력에도 집을 나간 언니는 지금까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JMS의 포교 방식과 교회 주소를 공유하며 “제2의 피해자를 막자”고 나섰다. 이들은 전국 17개 시도에 있는 총 120여개 JMS 교회 이름과 목록을 공유하며 “교회 로고가 희한한 교주 필기체로 쓰여 있다” “건물 안에 (특정) 마크가 있다” “섭리사, 섭리 역사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교주를 ‘R’, ‘선생님’ 등으로 호칭한다” 등의 정보를 공유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K팝 팬덤 사이에선 특정 음반 판매점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나타났다. 다큐 5부, 6부에 등장한 아가동산 설립자 김기순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꼽히는 ‘신나라레코드’다. 특히 10대·20대 아이돌 팬들 다수는 “아가동산 사건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모씨(20)는 통화에서 “팬 사인회 같은 이벤트 당첨을 위해 이용하던 음반사인데, 사이비와 관련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다시는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해외 K팝 팬들도 관련 내용을 공유하며 불매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사이비 종교와는 무관한 사업장이 불매 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부산 전포동에 위치한 음반사 파워스테이션의 경우 ‘구 신나라레코드’라는 상호 때문에 불매 대상이 됐다.

파워스테이션 관계자는 “2010년 신나라와의 협업으로 가맹점 관계를 4년 정도 유지한 뒤 계약을 해지했고, 과거 명칭이 익숙한 분들을 위해 ‘구 신나라레코드’라고 표기만 해놓은 것”이라며 “과거에도 한 차례 해명을 한 적이 있는데, 이번 다큐 공개 이후 또 다시 관련 루머가 SNS상에 떠돌고 있다. 영업에도 차질이 있을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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