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오물 풍선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을 통해 해발 2744m 백두산 천문봉에 올랐다. 연무가 흩어진 뒤 드러낸 천지의 풍광은 ‘천지개벽’이라 할 만큼 신비롭고 광활했다. 함께 오른 관광객들은 너나없이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넋을 잃은 채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남북관계가 적대를 거두고 협력의 분위기를 키워가던 2018년 9월20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천지를 함께 찾았다. 그 이후 천지는 남북 화해의 상징적인 장소가 되었다. 그러나 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롭다. 긴장감은 높아지고 불신의 벽은 견고해지고 있다.
남북관계에 돌파구는 없을까? 잠시 머문 백두산 정상에는 세찬 바람이 끊임없이 불었다. 하지만 높은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천지의 물결은 잔잔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