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백색실선 넘다 사고 낸 차량…대법 “종합보험 가입 땐 형사처벌 못해”

2024.06.21 06:00 입력 2024.06.21 06:03 수정

검찰 “통행금지 위반” 기소

대법 “진로변경 금지 위반”

‘보험 특례 적용’ 첫 판결

운전자가 도로의 백색실선을 무시하고 차로를 변경하다 교통사고를 내더라도 종합보험에 가입해 있거나 피해자와 합의한다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0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위반(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공소를 기각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1년 7월 대구 달서구에서 1차로를 달리며 운전하다 진로변경을 제한하는 백색실선을 무시하고 2차로로 변경했다. 2차로에서 진행 중이던 택시는 A씨의 차량과 추돌하는 것을 피하려고 급정거했다. 이 과정에서 택시 승객 B씨가 다쳐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한 교통사고 가해자는 ‘종합보험 가입특례’에 따라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사고를 낸 것이 아니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12대 중과실에는 통행금지 위반, 과속, 음주운전 등이 포함된다.

검찰은 “백색실선을 침범해 사고를 낸 것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형사 처벌이 가능한 12대 중과실에 해당한다”며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백색실선이 통행금지 표지라고 보고 A씨가 백색실선을 침범한 것이 12대 중과실 중 ‘통행금지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백색실선이 단지 ‘진로변경 금지’를 의미하는 안전표지일 뿐 ‘통행금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사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진로변경 금지’도 ‘통행금지’에 포함된다는 전제하에 백색실선도 통행금지 안전표지에 해당한다”며 항소했다.

2심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도로교통법이 통행금지와 진로변경금지를 별도 규율하고 있고 처벌규정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며 “진로변경도 통행에 포함된다는 주장은 법률상의 의미를 확장 해석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도 원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도로교통법 등에 의하면 백색실선은 일반적인 통행금지 안전표지와 달리 취급되고 있다”며 “이를 통행금지 위반으로 보는 것은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해석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교량이나 터널에서 백색실선을 넘어 차량을 앞지르는 경우 별도의 처벌특례 배제 사유가 규정돼 있으므로 백색실선을 통행금지 안전표지로 보지 않는다고 해도 중대 교통사고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은 2004년 백색실선을 침범해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 종합보험 가입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는데 이번 판결로 판례가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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