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키즈’ 친구와 놀이 여전히 부족…우울·사회적 관계는 개선

2024.07.25 06:00 입력 2024.07.25 06:02 수정

낮 최고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른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대를 찾은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권도현 기자

낮 최고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른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대를 찾은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권도현 기자

성장 과정에서 물리적 거리두기를 겪은 ‘코로나 키즈’의 사회적 관계는 다소 개선됐으나 방과 후 친구와 노는 시간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아동의 양육·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2023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는 관련 조례에 따라 아동정책 수립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2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18세 미만 자녀를 키우는 서울의 2520가구를 대상으로 건강·놀이·안전·돌봄 등 10가지 항목을 지난해 11~12월 면접조사했다.

이번 조사로 코로나19 이후 아동들의 사회적 관계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점이 확인됐다. 긍정적인 감정 비율도 높아졌다.

친구와 관계 만족도는 2021년 2.97점(5점 만점)에서 2023년 3.54점, 선생님은 2.97점에서 3.48점으로 올랐다. 주 양육자와 관계도 3.02점에서 3.44점으로 상승했다. 이에 행복도(1.88→2.3점)는 커졌고 우울(2.14→1.7점)과 화(2.08→1.75점), 외로움(2.13→1.66점)과 불안(2.22→1.68점)은 줄었다.

하지만 친구와 놀면서 보내는 시간은 코로나 이전만큼 회복되지 못했다. 신체적 활동도 원하는 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방과 후 친구들과 노는 시간은 2023년 190분으로 2021년(143분)보다는 늘었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7년(360분)이나 2019년(382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2023 서울시 아동종합실태조사

2023 서울시 아동종합실태조사

특히 아이들은 놀이터·공원 등에서 놀거나 운동·산책 등 신체활동(44.5%)을 하고 싶어했지만 TV·스마트폰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시간(주중 5.86시간)이 실·내외에서 뛰어노는 시간(2.73시간)보다 2배 가까이 길었다.

0~9세는 대부분(89.9%) 놀이 시간이 충분하다고 느낀 반면 일과 가운데 학원에 가거나 공부하는 비중이 큰 10~19세는 절반 가까이(40.8%)가 놀이 시간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아동 정신건강 수준은 2021년보다 나아졌으나 전문가의 진단·치료를 받은 비율이 낮았다. 검사 권유를 받은 10~17세(3%) 가운데 71.6%가 치료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육자의 부정적 인식, 부담 없이 방문하는 신뢰성 있는 심리 전문기관의 부족이 원인으로 보인다”며 “마음관리는 사후치료뿐 아니라 사전예방에 대한 사회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놀 권리에 대한 인지율(저연령 74.2%, 고연령 68.1%)과 놀이권 교육을 받은 경험(44.5%, 36.7%)은 어릴수록 많았다. 아동인권 수준은 가정(3.39점)이나 학교(3.21점) 등에 비해 온라인(4점 만점에 2.81점)에서 현격히 낮았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시대 변화에 따라 아동정책을 개선·발전시키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며 “내년 ‘어린이 활짝센터’(가칭)을 만들어 체험하는 방식으로 마음건강의 상태를 탐색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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