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500쪽자리 상고이유서 제출···노소영과의 이혼소송 상고심 본격화

2024.08.06 09:13 입력 2024.08.06 15:54 수정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4월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4월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최 회장은 상고심에서 2심 판단의 쟁점이 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이로 인한 노 관장의 재산 기여도를 중점적으로 다툴 것으로 보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 대리인 홍승면 변호사와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 5일 오후 이혼 소송 상고심을 심리하는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지난 6월20일 상고장을 낸 후 약 40여일 만이다. 상고이유서 분량은 약 500쪽에 달한다.

최 회장 측은 상고이유서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된 법원의 판단을 반박했다. 앞서 2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1심이 인정한 재산분할액 665억원보다 20배가 넘는 액수다. 2심 재판부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선경(SK의 전신)에 비자금 300억원을 건넸다고 인정한 영향이 컸다. 재판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가 갖고 있던 ‘비자금 메모’에 ‘선경 300억’이라고 적힌 사실이 확인됐는데, 재판부가 해당 메모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노 관장 측이 최 회장 측에 준 ‘유형적 기여’ 중 하나로 보면서 재산분할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여사가 갖고 있던 메모의 진위 여부도 상고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2018년 친족들에게 증여한 SK 지분까지 모두 재산분할 대상으로 본 것에 대한 최 회장 측 반박도 상고이유서에 담겼다. 재산분할액 1조3808억원은 2심 재판부가 산정한 최태원 회장 재산(약 4조원)의 35%다. 그런데 최 회장이 2018년 최종현학술재단과 친인척에게 증여한 1조원도 최 회장 재산에 포함돼 최 회장 측은 해당 증여분이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회장 측은 2심에서 재산분할의 기준이 된 주식가치를 산정하는 데 오류가 있었다며 반박했다. 2심 재판부는 SK C&C의 전신인 대한텔레콤의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계산했다가 주당 1000원으로 사후 경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산 분할 비율 등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며 주문을 유지했고, 최 회장 측은 재항고했다. 대법원이 최 회장 측의 재항고를 인용하면 이혼소송 본안 상고심은 경정 전 판결문을 토대로 심리가 진행된다. 재항고가 기각되면 경정 판결문을 토대로 상고심이 진행된다.

양측은 상고심을 앞두고 대리인단도 재정비했다. 최 회장은 홍승면 변호사(60·사법연수원 18기)를 새로 선임했다. 홍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유력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법무법인 율촌의 이재근(51·28기), 민철기(50·29기), 김성우(55·31기), 이승호(49·31기) 변호사도 지난 5일 대법원에 소송 위임장을 제출했다. 이재근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인물이고, 김 변호사는 가사소년 전문법관 출신이다.

노 관장 측은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68·13기)과 강명훈 변호사(68·13기)를 대리인단에 합류시켰다. 최 전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서울가정법원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최 전 의원과 강 변호사 모두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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