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두고 기자회견을 시작하자 큰 소리로 천둥번개가 쳤다. 양한웅 디엘(DL)이앤씨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천둥소리가 강보경 노동자의 소리 같다”고 했다. 곧이어 쏟아진 소나기는 “원통해하는 눈물 같다”고 했다.
고 강보경씨 산재 사망 1주기를 나흘 앞둔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1주기 추모 및 검찰 수사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강보경씨는 디엘이앤씨의 하도급업체 소속 일용직으로 부산에서 근무하던 작년 8월 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
이날 고 강보경씨 어머니 이숙련씨와 누나 강지선씨는 영정사진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어머니는 “제사를 앞두고 아들이 좋아하던 파인애플도 사고 체리도 샀다”며 “(과일을) 깎아서 먹여주고 싶은데 냉장고에 넣어두려니 마음이 찌르는 듯 아프다”고 했다.
권영국 디엘이앤씨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사망한 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 아직 보강 수사 중이고 언제 검찰로 사건을 보낼지 물어도 막연한 대답밖에 없다”며 “중대재해에 대한 검찰의 늑장 수사를 규탄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석자들은 수사를 촉구하는 기소 촉구서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