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직원들에게 자신이 복용할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도록 한 권진영 후크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박소정 판사는 8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권 대표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권 대표에게 수면제를 건넨 직원들은 각각 벌금 300만~700만원을 선고받았다.

권 대표는 2022년 1~7월 소속사 직원 A씨와 B씨가 본인들의 증상을 속여 수면제인 스틸녹스정을 처방받도록 하고, 이들로부터 3회에 걸쳐 수면제 17정을 건네받았다. 권 대표는 직원 C씨가 복용하던 졸피뎀을 전달받기도 했다.

박 판사는 “마약류에 대한 범죄는 국가 보건 질서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죄책이 중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 모두 초범이고 범행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권 대표는 지난 6월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치료 목적으로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대표 측 대리인은 “과거 뇌경색으로 하반신 마비가 와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데 뇌경색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 목적으로 수면제를 처방받은 점을 참작해달라”고 했다. 또 “공소사실에 스틸녹스 중독인 것처럼 묘사돼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전적으로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은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권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권 대표는 선고를 일주일 정도 남긴 지난달 31일 선처를 호소하는 반성문을 제출했다.

권 대표는 가수 이선희의 매니저 출신으로, 2002년 후크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권 대표는 소속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데뷔 후 18년간 음원료를 정산받지 못했다고 폭로하면서 2년째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