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수심위에 “존중”
“공직 배우자 관련 법 정비
주가조작 결론, 내 임기 밖”
이원석 검찰총장이 9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여사 불기소를 권고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심의 결과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수심위 구성부터 운영, 결정, 공보까지 일체 관여하지 않고 독립성을 보장했다”며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외부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해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전부터 말했다”고 밝혔다. 수심위는 지난 6일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수수, 직권남용, 증거인멸,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등 6개 혐의 모두에 대해 불기소 처분 의견을 냈다.
이 총장은 “수사 과정과 절차에서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모두 총장인 제 지혜가 부족한 탓”이라며 “다만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장은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김 여사가 명품가방을 받은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대통령도 김 여사에 대해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현명하지 못한 처신, 부적절한 처신, 바람직하지 못한 처신이 곧바로 법률상 형사처벌되거나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총장은 “두 가지 문제의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저희도 많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에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한 법령을 정확하게 보완하고 미비한 점을 정비해서 사회적인 논란이 없도록 입법을 충실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행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의 배우자는 금품을 받아도 직무관련성이 입증돼야만 법 위반에 해당한다. 또한 공직자의 배우자는 청탁금지법을 위반했어도 처벌할 조항이 없다. 이 총장 발언은 이러한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총장은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처리 방향과 관련해 “내 임기 내에 종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 임기는 오는 15일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