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을 꺼내지 못한 채 낡아버린 모습이/ 십오 년 병시중에/ 말 없어진 어머니 같다/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아버지를 받아 쓰다/ 고장 나버린 어머니…”
오랜 세월 아버지의 병수발을 묵묵히 해내느라 고생하신 어머니의 애처로운 모습을 낡아버린 프린터에 빗대어 쓴 시 ‘사라지다’를 쓴 부산광역시 덕산정수사업소 이남훈씨가 올해 공직문학상 대통령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인사혁신처와 공무원연금공단은 ‘사라지다’를 비롯해 ‘2024년 공직문학상’ 수상작 46편을 발표하고, 누리집(홈페이지)에 공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27회째를 맞은 공직문학상 공모에는 시, 시조, 수필, 단편소설 등 8개 부문에서 1152편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문학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심사를 통해 최종 수상작 46편을 선정했다.
대통령상인 대상 다음으로 금상(국무총리상)에는 괴산군청 유춘영씨의 ‘마지막 콘서트’(시조), 안성시청 김소영씨의 ‘틱틱틱’(수필), 달천고등학교 도희선씨의 ‘등 뒤의 사랑’(소설), 방위사업청 양강모씨의 ‘우리 꽃’(동시) 등 5개 작품이 표현기법 등에서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은상(인사혁신처장상)에는 동백중학교 지일용씨의 ‘함초’(시), 충청북도 김재건씨의 ‘숲길을 걷다’(시조), 대구해올고등학교 송병현씨의 ‘박 군 어머니의 방문’(수필)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또 주엽초등학교 윤남희씨의 ‘네버엔딩스토리’(소설), 전남목포교육지원청 임종현씨의 ‘골목길과 아이들’(동시), 웅천초등학교 장인진씨의 ‘나비야 나비야’(동화), 곡선초등학교 허숙희씨의 ‘나는 행복합니다’(공직윤리), 상주교도소 노동국씨의 ‘다름과 변화’(공직공감) 등 20편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동상(공무원연금공단이사장상)에도 ‘해녀’(시)의 우상민씨, ‘안도’(시조)의 조숙진씨, ‘회암사로 가는 길’ 김덕준(소설)씨 등 20명의 수상자가 이름을 올렸다.
김호운 심사위원장(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출품작들 대부분이 공직생활의 체험을 일화를 통해 이야기로 잘 엮은 내용이라서 즐겁고 흥미롭게 심사할 수 있었다”며 “특히 대상 수상작은 오랜만에 발견한 보석같은 작품이라 작가의 향후 발전과 활동에 기대가 크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개최될 예정이며, 입상한 작품은 전자책으로 제작해 인사처 및 공무원연금공단 누리집에 게시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