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전국의 산부인과 10곳 중 9곳에서 신생아 출산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와 전남에서는 2022년부터 3년째 분만수가를 청구한 산부인과 기록이 없었다. 저출생이 심화하면서 출산 건수 자체가 크게 줄고, 산부인과도 감소하면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병원을 점점 찾기 어려워지는 추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산부인과 의원 중에 올해 1~7월에 분만수가를 청구하지 않은 의료기관 비율이 88.4%였다. 2018년보다 6.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올해 7월까지 분만수가 청구가 월평균 1건도 되지 않는 지자체도 10곳에 달했다. 대구 서구, 경기 안양 만안구, 강원 영월군·태백시, 전북 고창군·김제시, 전남 고흥군·완도군, 경북 포항 남구, 경남 하동군 등이다. 광주와 전남의 경우 2022년 이후 분만수가를 청구한 산부인과 의원이 한 곳도 없었다. 2022년 기준으로 광주에는 산부인과 의원이 36곳, 전남에는 18곳이 있다.
종합병원급의 큰 병원 중에 산부인과를 아예 두지 않는 곳도 10%를 넘어섰다.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331곳 중 11.5%(38곳)가 산부인과를 두지 않았다. 의료법상 1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인 경우에는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중 3개 진료과목이 있어야 하는데 산부인과 대신 다른 필수의료과를 두는 것이다. 추석 연휴였던 지난 14일 충북 청주에서는 25주 임산부가 양수 유출로 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으나 75개 병원의 수용 거부로 신고 접수 6시간 만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분만 의료기관수는 2018년 555곳에서 올해 425곳으로 130곳이 줄었다. 세종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분만의료기관 수가 줄고 있는 추세다. 박희승 의원은 “저출생은 물론 산부인과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부족으로 산부인과 의사와 분만 의료기관이 줄고 있다”며 “안정적인 출산 환경 조성과 응급상황 대처를 위해 지역별 분만 인프라가 유지·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