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 티케팅’ 20~30대 7명 검거…1억 수익 거둔 여성도
서울경찰청 풍속범죄수사팀은 1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유명 가수 등의 공연 입장권을 확보한 뒤 웃돈을 얹어 판매한 암표상 7명을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확보한 티켓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렸다.
피의자들은 매크로 프로그램 등 컴퓨터 활용에 익숙한 20~30대였다. 인기 공연의 경우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예매권 발매 시작 시간에 맞춰 예매 링크에 접속하더라도 간발의 차로 수만번대 순번 대기를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1~2분 내 예매 링크에 바로 접속해 티켓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20대 여성 A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1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거둔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블로그와 X를 통해 대리 티케팅을 의뢰받은 다음 구매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넘겨받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 예매를 대행했다. 경찰은 A씨가 2021년 2월부터 지난 7월까지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등 유명 공연 티켓 331장을 이런 방법으로 거래했다고 보고 있다.
20대 남성 B씨는 지난 6~8월 나훈아 콘서트 티켓 37장을 암표로 거래해 약 543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나훈아 콘서트 티켓은 1인당 최대 4장까지만 예매할 수 있었지만 B씨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동시에 9장까지 예매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인터넷에 암표 판매를 알리면서 “가격에 불편하셨다면 대단히 죄송하다. 가격 확인하고 문의 남겨달라” “다른 저가 매크로와 비교가 불가하다. 초보자를 위한 자세한 설명서도 제공해드린다” 등 홍보 문구를 버젓이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대부분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으로, 생활비나 용돈 마련을 목적으로 암표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되판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정가보다 최대 30배 비싸게 암표를 유통했다. 정가 18만7000원인 임영웅 콘서트 티켓 1장은 80만원, 14만3000원인 나훈아 콘서트는 50만원에 거래됐다. 가장 비싸게 팔린 암표는 지난 7월에 열린 배우 변우석 팬미팅 입장권이었다. 정가 7만7000원이었는데 235만원에 거래된 사례도 있었다.
경찰은 이들에게 공연법 외에도 범죄 수법에 따라 형법상 업무방해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 암표 거래가 문화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뿐 아니라 티켓 사기 등 부가적인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불법행위인 만큼 엄정 대응할 것”이라면서 “주요 공연·스포츠장 관리 기관, 티켓 예매처, 연예기획사, 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등과 함께 합동대응 협의체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