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 레터] 🍊사랑이 또 이겼다 🌈

플랫 레터

🍊사랑이 또 이겼다 🌈

6분 2024.07.26

동성 부부 건강보험 이예람 중사 미 대선 카멀라 해리스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Season 4 🌊🏄‍♀️ Vol 17. 2024.07.26. ~ 2024.08.01.

사랑이 또 이겼다 🌈
3년 2개월 만에 열린 장례식
축구 할 결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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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또 이겼다 🌈

입주자 여러분, 지난주에 나온 반가운 소식 다들 확인하셨죠?

대법원에서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면서 동성 부부의 사회 보장 권리가 처음 법적으로 확인된 건데요. 🎊 이게 어떤 의미인지, 가족의 개념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확장돼 다양해지고 있는지 찬찬히 살펴보죠. 🔍

소성욱씨와 김용민씨는 2019년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됐습니다. 👨‍❤️‍👨 2020년 소씨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했어요. 그런데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공단이 8개월 만에 피부양자 자격을 취소하고, 소씨에게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를 청구했어요. 😧 동성 부부가 피부양자 인정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겁니다.

피부양자 제도는 1977년부터 시행된 의료보험법에 따른 것인데요. 원래 부계 혈통 중심으로 운영되었지만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느는 등 사회가 바뀌면서 부양자와 피부양자 범위도 확대됐습니다. 🧐📝 미혼 여성의 부양 역할을 인정하거나, 민법상 가족이 아닌 이들에게도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식으로요. 이에 소씨는 "실질적 혼인 관계인데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격을 부인하는 건 제도 목적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은 "사실혼은 남녀 결합을 근본으로 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어요. 하지만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공단의 조치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자의적 차별"이라고 봤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대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것이죠. 대법원은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불이익을 준 것"이라며 "헌법상 평등 원칙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했습니다. 👩‍⚖️ 그러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기본적인 사회보장제도인 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차별 행위이고, 침해의 정도도 중하다"고 했죠.

특히 대법원에서 이들 부부에 대해 "시대 상황 변화와 사회보장 차원에서 보호 대상이 되어야 할 생활공동체 개념이 기존 가족 개념과 달라지고 있다"고 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결혼만이 답일까 👰🤵❓ "라는 생각, 입주자님도 한번쯤 해본 적 있지 않으세요? 사회가 바뀌면서 가족의 범주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잖아요. 동성 부부를 비롯해 사실혼 관계, 비혼 동거, 위탁 가족 등 생계와 주거를 공유하고 영위하는 방식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다양합니다.

그런데도 현재 민법이나 건강가정기본법 등에선 이성과의 혼인을 전제로 한 관계, 혈연 관계만을 가족으로 보고 있어요. 이번 대법원 판결 이후 가족의 개념을 확장하는 입법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21대 국회에선 가족 범위를 혼인·혈연·입양에 국한하지 않는 내용의 법안이 여럿 발의됐습니다. 지난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생활동반자법'을 최초로 내놔 주목받았어요.

플랫팀도 지난해 '모두의 결혼' 시리즈를 통해 성적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관계 없는 '혼인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했습니다. 레터를 통해서도 유선희 기자의 대만 취재 후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아직 못 읽으신 분은 여기를 클릭!) 혼인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 '제도 밖 가족 공동체'가 어디 동성 부부뿐일까요. 성소수자의 권리를 확대하고, 동반자의 개념은 넓히고, 더 많은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건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사람의 수만큼, 관계의 수만큼 더 다채롭고 아름다운 빛깔로 물들이는 거잖아요. 😁🙌🏳️‍🌈

사진 조태형 기자

사진 연합뉴스

🕯️ 2021년 3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다 성폭력 피해를 입고 두달 뒤 목숨을 끊은 이예람 중사가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사망한 지 3년 2개월 만입니다.

🕯️ 이 중사의 죽음은 많은 걸 바꿨습니다. 🗣️ 가해자를 감싸고 조직적으로 피해를 은폐하려 한 군의 고질적인 문제를 드러냈고, 군을 대상으로 최초로 특별검사법이 통과됐죠. 100일간의 수사를 통해 성추행 가해자 장모 중사 등 8명이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또 군사법원법이 개정돼 군 성폭력 범죄 등 3대 범죄를 민간 경찰에 이첩하도록 했고요.

🕯️ 이 중사가 세상을 떠난 직후 그의 부모는 가해자와 책임자들이 처벌을 다 받을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장장 3년 동안 딸의 추모소가 차려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떠나지 않았어요. 어머니 박순정씨는 딸이 "멋있고 씩씩하게 살았다고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참군인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딸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었다는 걸, 본인이 할 수 있는 선택을 모두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기억해주길 바라요."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 미국 첫 여성 흑인 대통령 탄생할까

🦅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새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팔순이 넘은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인지력 저하'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 거기다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지지자들이 결집하며 지지율 격차가 벌어졌고요.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 완주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당내 사퇴 요구를 수용했습니다.

🦅 해리스 부통령은 하루 만에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필요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고, 최다 선거자금 모금 기록을 세우는 등 '대세'를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어요.

🦅 미국 최초의 여성 흑인 대통령에 도전하는 해리스 부통령은 검사 시절 경력을 강조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여성을 학대하는 '포식자', '사기꾼' 등으로 표현합니다. 그러면서 "생식의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 강조했죠. 특히 임신중지를 놓고 각 주에서 계속 여성의 권리가 후퇴하는 데 대해 "트럼프가 기회를 얻으면 그는 임신중지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며 임신중지권 보호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축구 할 결심 ⚽

💬 오랜만에 (❕) 공놀이 이야기입니다. 지난 4월 레터에서 제가 풋살 예찬을 길게 늘어놨었죠. 5월 말에 있었던 여성 기자 풋살대회에서 경향신문 팀은 아쉽게 이기지 못했어요. 😭하지만 열정만은 그대로입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풋살팀은 꾸준히 모여 운동하고 있어요. 😛

💬 공을 차면 찰수록 '조금만 더 일찍 시작했다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모든 운동이 비슷하겠지만, 축구는 연습한 만큼 바로 실력의 차이로 이어지는 것 같거든요. 공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허둥대고, 헛발질하고, 허망하게 잔디밭에 미끄러질 때마다 어릴 때 남자 아이들처럼 일상에서 공놀이를 했다면 좋았겠다고 돌아보게 돼요.

💬 그래서 경남 창원 명서초 여자축구부의 모습을 보자 너무나 반가우면서도 조금은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권도현 기자가 카메라에 담은 아이들은 축구가 좋아 축구부에 들어왔습니다. 처음부터 뛰어난 재능은 없어도, 그저 공을 차고 다른 선수들과 뛰고 싶은 마음에요. 이들은 한국여자축구연맹에 등록된 어엿한 선수로 전국 대회에서 실력을 겨뤄요. 😼

💬 이 아이들은 축구장 밖에서도 성장하고 있어요. 명서초는 아이들이 대회 때문에 학업에 뒤처지지 않도록 보충수업을 지원합니다. 📚📖 아이들은 대회를 위해 전국을 다닐 때 가방에 책을 한 권씩 꼭 챙겨다니고요. 이진희 감독은 "선수 시절 공부를 안하는 게 싫었다. 아이들이 축구를 계속 할지 모르기 때문에 학업도 놓지 않도록 한다"고 했어요.

💬 '엘리트 체육'이 일상화된 한국에서 운동을 선택하면 학업은 포기하게 되는 것과 달리 일본에선 '이도류', 즉 운동과 학업 둘다 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어릴 때부터 여러 '선택지'를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내가 잘할지, 못할지는 결국 해봐야 아는 거잖아요?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나가다 보면, 나중에 그 실력을 발휘할 날이 언젠가 어떻게든 올 테니까요.

💬 축구에 진심인 명서초 축구부 아이들의 경기 후기는 꼭 사진으로 확인해주세요! 📸✨ (너무 귀엽고 장하답니다.. 소곤소곤 🤭)

사진 권도현 기자

📝 To. Flat 🍈

👤 ‘36주 태아 낙태 브이로그’의 제목으로 기사를 처음 접해서 출처를 몰랐는데, 이번 플랫을 통해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출처였다는 걸을 알게 되어 유익했어요.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으로 탈바꿈 되었다니, 기자는 자신의 글에 책임감을 느끼고 고민하여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쉐어의 나영 대표의 의견을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저도 이에 대해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 파리올림픽에서 최초로 보육 시설이 마련되었다는 소식이 정말 유익해서 따로 찾아봤어요. 선수가 자녀와 함께 올림픽을 무사히 마치고 싶다는 인터뷰를 읽으면서 ‘엄마 선수는 올림픽 때에도 육아를 해야하는구나’ 하는 현실도 알게 되었고, 아빠 선수도 올림픽 동안 육아를 하나? 안 한다면 아빠 선수는 어떻게 육아하지 않아도 될까? 엄마 선수에게는 왜 아빠 선수처럼 육아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주어지지 못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림픽에서 보육 시설이 엄마와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이고, 그래서 엄마와 아이를 위해 보육 시설을 갖췄다고 하는 것은 아직도 육아는 엄마에게 지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육 시설이 엄마와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넘어 아빠도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때가 온다면, 보육에 엄마와 아빠 모두에게 해당하는 진정한 성평등이 온 날이지 않을까 싶어요. 좋은 주제를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너무 좋았어요. 이 영상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보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우리 사회가 문제라고 단호하게 말해줘서 좋았어요. 보완입법 기간이 끝나고도 시간이 한참 지났다는 게 안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