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4월8일 와우아파트 붕괴 참사

2014.04.11 10:17

지난 8일은 서울 마포구 창전동 와우아파트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44년이 된 날이었다. 1970년 와우아파트가 붕괴되면서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도, 단기간에 주택보급률을 높여 통치권자의 눈에 들려 했던 서울시의 야심도 한꺼번에 무너져 버렸다. 와우산 기슭에 지어졌던 와우아파트는 붕괴사고 이후 부실공사의 대명사가 됐다.

경향신문은 1970년 4월8일자 1면과 사회면(7면)에 ‘와우 시민아파트 붕괴 참사’ 기사를 실었다. 경향신문은 “8일 상오 6시반쯤 와우아파트 15동 건물(5층·연면적 350평)이 폭삭 무너졌다. 날림공사로 말썽을 빚어오던 시민아파트는 붕괴사고로 대참사를 빚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기사에서 “붕괴사고가 난 것은 기초공사가 허술했고, 해빙기를 맞아 얼었던 흙이 녹으면서 지반이 흔들렸다”고 사고원인을 분석했다.

[경향으로 보는 ‘그때’]1970년 4월8일 와우아파트 붕괴 참사

와우아파트는 1969년 6월 착공해 그해 12월 준공됐다. 6개월 만에 지상 5층, 15개동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으니 날림·부실 공사가 없을 리 만무했다. 건설업체는 70도 경사의 산비탈을 견뎌야 하는 아파트 기둥에 들어가는 철근을 줄였고, 시멘트도 거의 섞지 않았다. 경찰 조사결과 1㎡당 280㎏밖에 견디지 못하는 건물 기초에 900㎏의 하중이 실린 것으로 드러났다.

와우아파트 붕괴사고로 주민 33명이 사망했고, 38명이 다쳤다. 사고 이후 김현옥 서울시장이 경질됐고, 마포구청장과 건축 설계자, 건설업체 사장도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구속됐다. 와우아파트 붕괴사고는 서울시의 무리한 아파트 건립계획이 빚은 ‘인재(人災)’였다.

지난 2월17일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가 열리던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에서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된 지붕이 무너져 10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 체육관이 붕괴된 것은 불량 자재 사용과 부실 시공으로 지붕 위에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체육관 설계를 맡은 건축사가 보조기둥의 볼트를 4개에서 2개로 변경했고, 기둥을 고강도 몰타르로 시공해야 하는데도 시멘트로 마감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와우아파트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44년이란 세월이 흘렀건만 리조트 체육관 붕괴참사가 발생한 것을 보면 건설업체의 ‘부실과 비리’는 치유될 수 없는 고질병이 아닌지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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