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2018.10.14 20:49 입력 2018.10.14 20:50 수정

[노래의 탄생]김동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람은 죄가 될 테니까.’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된 이 곡은 10월이면 자주 들리는 노래다. 10월의 신부들을 기쁘게 하는 결혼식 축가로도 사랑받고 있다.

이 노래는 노르웨이 출신 그룹 시크릿가든의 리더인 롤프 뢰블란이 만들었다. 1992년 노르웨이 가수 엘리자베스 안드레아센이 처음 부른 뒤에 안네 바다도 뒤따라 불렀다. 우리에게는 가을 노래로 익숙하지만 원래는 봄을 소재로 한 노래였다. 1996년 시크릿가든의 연주곡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될 때 제목은 ‘봄의 세레나데(Serenade to spring)’였다. 노랫말 역시 봄과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당신의 오감을 깨워서 활기찬 봄을 느껴보라’면서 ‘남은 생애에서 가장 젊은 봄날인 오늘, 당신과 함께 왈츠를 추고 싶다’고 노래한다.

이 노래가 10월과 인연을 맺게 된 데는 작사가 한경혜의 역할이 컸다. 2000년 봄 호주에 가면서 작사를 의뢰받았다. 누가 쓴 곡인지도 모른 채 연주곡만 넘겨 받았다. 한경혜는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을 비롯해 김태영의 ‘혼자만의 사랑’, 김건모의 ‘사랑이 떠나가네’ 등 굵직한 히트곡을 써서 주가가 높았다.

“연인들을 위한 사랑 노래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엄마가 된 기쁨을 담았어요. 제 아들이 10월에 태어났거든요. 5월경에 시드니에 체류하면서 완성했는데 그곳은 가을이었어요. 한 생명을 얻은 기쁨과 가을 느낌을 담아서 쓴 곡이죠.”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의 너는 아들이었다. 처음엔 ‘5월의 어느 멋진 날에’였지만 노래 분위기상 10월로 바꿨다. 아들이 중학교 시절에 ‘나를 생각하면서 엄마가 쓴 곡’이라고 했지만 친구들이 믿지 않아서 집에까지 확인하러 오기도 했다. 김동규를 시작으로 조수미, 임태경, 배다해 등이 불렀다. 시크릿가든의 첫 내한공연 때 이 노래가 한국에서 유명해진 것을 몰라서 플레이리스트에 없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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