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산불, 남의 일 아니다

2019.08.29 20:37 입력 2019.08.29 20:39 수정

아마존에서 산불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지구 산소의 20% 이상을 생산하는 ‘지구의 허파’인데 우리 관심이 너무 인색하다. 무려 한 달 가까이 산불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국언론재단의 기사 검색 사이트인 빅 카인즈로 검색해보니 한 달간 보도 기사량이 59건 정도에 불과했다. 그것도 3주째로 접어든 8월22일에나 기사로 등장했다. 지난 4월15일 노트르담 성당 화재 때는 그날부터 한 달간 총 기사량이 1081건이었다. 프랑스를 넘어 인류 문화자산의 파괴문제라 그 정도 보도량이 많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견줘 아마존 산불에 대해선 너무 무심하다. 노트르담 화재 기사량의 0.1%에도 못 미친다.

[녹색세상]아마존 산불, 남의 일 아니다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를 겪고 있다. 발 빠른 대응이 없다면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2014년 제5차 종합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산림파괴를 포함한 토지 이용 변화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총 온실가스의 11%에 달한다. 탄소 흡수원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임에도 오히려 서울시 면적의 15배, 아마존 열대우림의 15%가량이 한꺼번에 잿더미가 되었다.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었을까? 아마존 우림은 산소를 만들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만 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생물 다양성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브라질은 쇠고기와 닭고기, 대두 생산 세계 2위, 옥수수 생산 세계 3위 국가이자 대두와 육류 제품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우림의 나무를 없앤 후 소를 방목하거나 가축 사료로 쓸 콩과 옥수수를 생산한다. 식용동물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은 전체 온실가스의 14%에 달한다. 더 많은 식용동물과 사료 생산을 위해 더 많은 숲들이 불태워진다. 나무를 베어 없애는 건 힘들고 시간이 걸리기에 불을 내서 한꺼번에 태워버린다.

그래서 아마존 우림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고? 지구 산소 공급이나 이산화탄소 흡수 차원을 넘어서더라도 우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식품 수입국 중 하나로 브라질 농축산물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다. 아직 브라질로부터 쇠고기는 수입하지 않지만 지난해부터 돼지고기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닭고기 수입량 중 브라질산이 최고로 많다. 브라질로부터의 수입이 한국 전체 농산품 수입의 5% 정도이지만 옥수수와 콩 자급률이 2016년에 각각 0.8%, 7.0%였으니 갈수록 수입이 늘 것이다.

302만마리, 1127만3000마리, 1억7055만1000마리. 무슨 숫자일까? 우리나라에서 2017년에 키웠던 식용 소와 돼지, 닭의 마릿수다. 우리는 한 사람당 고기를 얼마나 먹을까? 2018년 농림축산식품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7년의 경우 소 11.3㎏, 돼지 24.5㎏, 닭 13.3㎏으로 총 49.1㎏이었다. 2000년에는 각각 8.5㎏, 16.5㎏, 6.9㎏으로 총 31.9㎏이었으니, 그사이 53.9%나 증가한 것이다. 2017년 이 세 육류의 자급률이 66.7%였고 쇠고기는 41.0%로 더 낮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로 2017년 한국인 1인당 총 육류 소비는 58.0㎏, OECD 평균(69.4㎏)보다 낮지만 세계 평균(34.7㎏)보다 월등히 높다. OECD 평균이 기준이 될 수 없다. 육류 수입은 갈수록 느는데, 사육에서만이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처럼 멀리서 수입해올수록 냉동에도 이동에도 더 많은 에너지가 쓰여서 온실가스 배출이 더 늘어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유럽에선 육류세 도입이 늘고 있다. 덴마크와 스웨덴에서는 2016년부터 도입되었고 영국은 도입을 준비 중이다. 독일에서는 육류 제품 판매세 인상 법안이 발의되었다.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국민 건강과 가축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서란다. 우린? 당장은 육류세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 지구 환경문제와 우리 삶의 연결성을 생각해보면 좋겠다. 모두가, 매 끼니, 채식할 필요는 없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육식을 피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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