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독도는 우리 땅

2021.08.16 03:00 입력 2021.08.16 03:01 수정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노래와 세상]독도는 우리 땅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87K/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동경 백삼십이 북위 삼십칠/ 평균기온 십삼도 강수량은 천팔백/ 독도는 우리 땅”

국민애창곡인 ‘독도는 우리 땅’을 자주 들어왔다면 가사가 달라졌다는 걸 눈치챘을 것이다. 2012년 원곡자인 박문영씨가 30년 만에 가사 내용을 현실에 맞게 수정했다.

이 노래가 탄생한 건 1982년 KBS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 1번지>의 ‘웃기는 노래와 웃기지 않는 노래’ 코너였다. 연출을 맡고 있던 김웅래 PD가 후배 박문영 PD한테 요청, 자료실에서 백과사전을 펼쳐놓고 속성으로 만든 노래였다. 이 코너의 출연자는 임하룡, 장두석, 김정식, 정광태였다. 노래 가사를 차트에 써놓고 읽다시피 하면서 녹화를 끝냈다. 발표를 염두에 두고 만든 노래가 아닌 일회용이었다.

방송을 본 음반제작자가 앨범을 내겠다고 나섰고, 스케줄이 바쁜 출연자는 제외되고 정광태만 참여했다. 방송사 PR에 나섰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그즈음 독도를 놓고 한·일 정치인들 간에 신경전이 펼쳐졌다. 당시 5공화국 실세였던 허문도 문화공보부 차관이 정광태를 찾았다. 허문도는 ‘뭐 도와줄 게 없냐’고 물었고, 정광태는 ‘독도는 우리 땅’이 방송 홍보가 어렵다고 했다. 실세의 전화 한 통으로 노래는 히트곡이 됐고, 정광태는 1983년 KBS 신인가수상을 받았다. 개그맨에서 가수로 변신한 정광태는 1998년 독도로 본적을 옮기는 등 독도지킴이로 활약했다. 한동안 일본 비자 발급을 거절당하기도 했다. 노래를 부른 이후 100여차례 독도를 방문했고, 1983년에는 울릉도 명예 군수로 위촉돼 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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