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연금개혁의 방향은 어디?

2024.04.08 20:12 입력 2024.04.08 20:14 수정

선거 이후 바로 국회 연금개혁특위가 주도하는 연금개혁 공론화 과정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번에는 시민대표단이 숙의 주체이다, 시민대표단이 다루게 될 연금개혁 선택지는 국민연금에 대해 ‘더 내고 더 받을 것인가, 아니면 더 내고 그대로 받을 것인가’ 두 가지로 정리되었다. 과연 어떤 결론이 나올까?

초고령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큰 위험은 바로 노인빈곤이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노후빈곤의 물결에 대응하는 두 개의 댐이다. 시민의 손으로 이 댐의 높이와 폭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었다.

연금개혁을 말하기 위해서는 노후라는 시기의 본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은퇴 이후는 어느 나라건 생애주기상 가장 빈곤하고, 불평등도 가장 심한 시기이다. 교육 격차를 비롯한 생애 초기 불평등의 영향이 전 생애에 걸쳐 소득과 자산의 격차로 쌓여 드러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년기의 빈곤과 불평등을 복지자본주의에서는 공적연금을 통해 대폭 완화시켰다. 그래서 OECD 노인빈곤율은 평균 13.1%로, 많은 나라들이 그 언저리에 분포해 있다. 핵심은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험의 역할이었다. 공적연금이란 댐이 넓고 높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노인은 10명 중 4명이 빈곤하여 발전된 자본주의국가 중 압도적인 1위이다. 경제활동인구 빈곤율이 약 10%인 것과도 차이가 크다. 어쩌면 우리는 21세기에도 문명화가 덜 된 사회, 비정상적인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미래이다. 국민연금이란 댐의 높이를 결정하는 소득대체율이 60%에서 40%로 점차 떨어지면서 이제 그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은 늘고 있고 가입기간도 길어지지만 보장 수준은 정체되고 있다. 즉 국민연금 댐이 넓어지고 있지만 높아지지 않아 노인빈곤 대응력이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 기초연금이 비교적 광범위한 노인에게 연금을 제공하면서 국민연금의 부족한 역할을 보완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은 바로 여기이다. 국민연금이란 댐을 소득대체율 50%를 적용하여 높일 것인가, 아니면 40% 수준으로 계속 낮출 것인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회복에 반대하는 이들은 우회로만 제시한다. 대표적인 것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같은 사연금으로 낮은 국민연금을 보완할 수 있으니 괜찮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퇴직연금 수급노인은 전체의 0.1%로 사연금 시장은 있지만 사연금 보장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지금의 가입률과 해지율로 볼 때 20년 후 이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다.

두 번째가 기초연금 대상자를 줄여 빈곤노인에게 더 높은 수준으로 집중보장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기여를 해서 받는 국민연금 수급자의 70%가 연금액 60만원 미만이다. 비기여 연금인 기초연금으로 더 높은 최저보장을 할 수는 없다. 공평성 문제 때문이다. 기초연금 40만원이란 대선공약이나 지키면 다행이다.

세 번째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늘리는 것인데 이는 소득대체율 50%로의 회복과 함께 추진되어야 보장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 다만 군복무, 출산 등에 대한 기여 인정기간을 늘려도 이미 군복무, 출산을 한 세대에게도, 또 비혼을 선택한 이에게도 소용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필요한 전략이지만 그 효과는 불균등하고 느리다는 것이다.

미래에는 높아진 댐을 유지할 자원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미 많은 나라들이 GDP의 10% 이상을 공적연금에 투여하는 상황에서 미래 노인인구가 40%를 넘어가는 사회에서 그만큼도 못한다고 말할 근거는 없다. 오히려 대규모 노후빈곤과 불안을 방치하고서는 연금은 물론 사회를 유지시킬 출산율의 반등도, 기술혁신과 경제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