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사람과 생각 다 바꾸고 협치하라

2024.04.11 19:00 입력 2024.04.11 20:26 수정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발언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발언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4·10 총선은 야당의 기록적인 압승으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61석,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14석으로 총 175석을 석권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12석), 진보당(1석), 새로운미래(1석)를 합하면 범진보 진영 의석은 189석에 달한다. 국민의힘 탈당파가 주도하는 개혁신당은 3석을 얻었다. 300석 중 192석을 ‘반윤’ 야당이 쓸어담은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역구 90석,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 18석으로 총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대통령 탄핵 저지선(100석)을 겨우 확보하고, ‘영남당’으로 회귀했다. 32년 만에 최고치인 총선 투표율 67.0%가 보여주듯,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장을 찾아 응징투표를 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 2년간 쌓이고 쌓인 유권자들의 절망과 분노가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국정을 바로잡기 위해 대통령 탄핵만 빼고 다 할 수 있는 의석을 야당에 쥐여준 게 총선 민심이었다.

윤 대통령 집권 후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이태원 참사와 잼버리 사태에서 보듯 책임 정치는 실종됐고, 행정은 무능·무책임했다.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과 같은 독립운동가마저 좌우로 갈라쳤다. 방송 검열과 언론사·기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출국금지가 일상이 되었고, 민주주의는 퇴보했다. 검찰통치가 정치를 대신했고, 시행령 통치가 국회의 입법권을 무력화했다. 검찰·감사원 등 권력기관은 정권의 호위무사로 전락했다. 서민들은 대파 한 단 값에 벌벌 떠는데 부자 감세를 고집해 국가 재정에 큰 구멍을 냈다.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 ‘입틀막’했다. 이런 무능·무책임·불통하는 국정 운영에 대해 유권자들이 총선에서 무거운 철퇴를 내린 것이다.

윤 대통령은 12일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 비서실장을 포함한 대통령실 실장·수석들도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 윤 대통령이 국정을 온전히 운영하려면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이다. 야당 협조를 구하려면 두 가지가 선행돼야 한다. 첫째,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 퇴행과 권력사유화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국정운영 방식을 바꾸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그 토대 위에서 인적 쇄신을 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한다는 자세로 야당 대표를 만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둘째, 윤 대통령과 가족을 위시해 권력 중심부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다. 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해 국정 쇄신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남은 임기 3년을 야당과의 무한 정쟁 속에서 ‘식물대통령’으로 보낼지, 야당과의 협치로 국정 운영 성과를 낼지는 오롯이 윤 대통령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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