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건희 특혜’ 진상 파악도 거부한 ‘친윤 이창수’의 하극상

2024.07.24 18:15 입력 2024.07.25 10:23 수정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5월1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5월1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공개 출장조사’ 보고 누락 경위를 파악하라고 대검 감찰부에 지시한 데 대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김 여사 수사가 끝날 때까지 진상 파악을 연기해달라’고 대검에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면 수사팀은 제외하고 나만 받게 해달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팀이 동요하고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그 시기를 조금 연기해달라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진상 파악을 거부하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게 즉각적인 진상 파악을 거부한 게 아니면 무엇인가. 윤석열 대통령 측근인 실세 검사장이 총장 지시를 대놓고 무시한 하극상과 다를 바 없다.

서울중앙지검 행태를 보면 국민 눈높이나 상식과는 담쌓은 채 그들만의 갈라파고스제도에 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 총장은 김 여사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라고 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따르지 않았다. 그러면서 사전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 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든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총장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없다고 하지만 궁색한 핑계일 뿐이다.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 수사지휘권은 이 총장에게 있을뿐더러, 수사지휘권이 없다고 제때 보고조차 안 할 수 있는가. 명백한 지시 불이행으로, 보고 누락으로 당장 감찰에 착수해도 모자랄 사안이다.

그런데도 반성은커녕 담당 부부장 검사는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든 조사를 마쳤는데 너무한다”며 사표를 제출하고, 서울중앙지검은 진상 파악조차 거부하고 있으니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총장이 수사를 틀어막는다고 사표 쓰는 검사는 봤어도 수사 제대로 하라고 한다고 사표를 쓰는 검사는 처음 본다. 그렇게 해서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은들 국민들이 납득하겠는가. 오죽하면 검사 출신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조차 “검찰이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있어서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하겠는가.

서울중앙지검의 반발에는 임기 말인 이 총장이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고 본다. 대검은 24일 “감찰부는 서울중앙지검 직원들의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차분하게 진상 파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톤을 낮췄다. 결국 진상 파악도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일은 검찰 조직이 최소한의 자정 능력조차 상실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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