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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하지 않겠다.”(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시키는 거 다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명단을 보니까 그거는 안 되겠더라.”(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선포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이 전 장관은 증인선서도 거부하고, 대부분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고도의 통치행위”라면서 국민 억장을 무너지게 할 때와는 딴판이었다. 계엄에 반기를 들었던 홍 전 차장은 달랐다. 그의 증언에 다들 속이 뚫리지 않았을까 싶다.인지심리학자 에밀리 카스파르가 출간한 <명령에 따랐을 뿐>을 보면, 복종은 죄책감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을 마비시킨다고 한다. 그가 르완다·캄보디아 학살 가해자를 인터뷰하고 여러 연구를 검토한 결과, ‘나쁜 정부’의 명령을 따랐다는 주장은 가해자 대다수의 변명이었다. 반면 불합리한 명령에 저항하는 사람은 명령에 따랐을 때 발생할 피해에 책임감을 느끼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