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아랍에미리트연합 건국

2009.12.01 17:44
구정은기자

여섯 개 에미리트가 통합 탄생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아라비아반도 북단, 페르시아만에 면한 해안에는 영국인들이 ‘휴전 국가들(Trucial States)’이라 부르는 작은 제후국들이 있었다.

[어제의 오늘]1971년 아랍에미리트연합 건국

다소 폄훼하는 뉘앙스의 일본식 표현을 빌리면 ‘아랍 토후국’으로 불리는 작은 부족국가들이다. 영국의 위임 통치를 받았지만 완전히 점령된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독립된 것도 아니며 근대 국가의 형태를 갖추지도 않은 지역들이었다.

이들의 통칭에 ‘휴전’이라는 말이 들어가게 된 연유는 18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부족국가들은 영국과 ‘영구 해상 휴전협정(PMT)’이라는 것을 맺어 위임통치를 받게 됐다. 1892년에는 영국의 보호령이 됐다. PMT 이후로 부족국가들은 ‘휴전국 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내부 협력을 유지했다. 처음에는 11개 부족국가들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일부가 합쳐져 7개가 됐다. ‘에미르’라는 지도자들이 다스리는 나라, ‘에미리트’들이다.

1951년 오만이 영국에 맞서 싸워 독립을 했다. 50~60년대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에서는 옛 유럽 식민제국들로부터 벗어나려는 신생국가들의 독립이 잇따랐다. 아라비아반도도 예외가 아니었다. 68년 영국은 에미리트들을 보호령에서 내보내주기로 결정했다.

독립의 길이 열렸지만 건국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에미르들은 처음에는 먼저 독립한 카타르, 바레인과 연방국가를 만들려 했으나 복잡한 정치적 사정 때문에 무산됐다.

71년 12월2일, 곡절 끝에 아부다비, 아지만, 두바이, 알푸자이라, 샤르자, 움알카이와인이라는 여섯 개 에미리트가 통합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탄생했다. 이듬해 라스 알카이마흐가 합쳐져 7개 에미리트의 연합이 됐다.

UAE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이 지역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7500년 전 신석기시대부터다. 교역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기원전 3000년 무렵의 동전이 동부 하자르 산지에서 발견된다.

기원후 1세기 무렵에는 이라크, 시리아에 있던 외부 문명과 교류한 흔적이 나타난다.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 인도와 만나고, 아라비아반도를 돌아 홍해로 나가 로마제국과도 교역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과의 무역을 보여주는 유물도 있다. 지금 부채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는 두바이가 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를 잇는 물류·금융 허브로 몇년 새 떠올랐지만, 이미 역사의 초창기부터 이 일대는 유라시아 교류의 중심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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