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는 31일 “강단과 결기를 갖춘 스트롱맨이 필요한 시대”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강력한 지도력으로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좌우 적폐’를 “세탁기에 넣어 한 번 돌리고 난 뒤에 새로 시작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홍트럼프’라고 불릴 만큼 튀는 행보와 막말 등으로 자질 논란에 시달렸고, ‘성완종 리스트’ 연루로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
■ 모래시계 검사 → 비주류 정치인
그가 2009년 낸 자서전 제목은 <변방>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비주류 삶을 살아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1977년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나, 사법시험은 1982년 합격했다. 원래 이름은 ‘홍판표’였으나, 1984년 청주지검 재직 때 청주지법 판사였던 한국당 이주영 의원 권유로 개명했다. 서울지검 근무 시절인 1993년 ‘슬롯머신 업계 비호사건’으로 6공 황태자 박철언씨를 구속해 이름을 얻었다. 이 사건은 드라마 <모래시계> 소재가 돼 ‘모래시계 검사’로 불렸다.
1995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권유로 1996년 신한국당에 입당했다. 그해 15대 국회의원(서울 송파갑)에 당선됐지만, 1999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2001년 서울 동대문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고, 이곳에서 17·18대 의원을 지냈다. 2006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들었다.
2008년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되고, 2011년 7·4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중심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디도스 사건’ 등으로 사퇴 압력을 받은 끝에 5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2012년 4월 총선에서 패하면서 정치생명도 끝난 듯했다.
■ 대법 판결 앞둔 ‘성완종 리스트’
2012년 12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재기했고, 2014년 지방선거 때 연임에 성공했다. 2013년 5월 저소득층이 이용하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했고, 2015년 4월에는 도내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중단했다. 중앙정치에서 멀어진 그가 강경보수 행보로 튀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2015년 4월엔 경향신문의 ‘성완종 리스트’ 보도로 최대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이명박 정부 자원비리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직전 홍 후보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1심에서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년6월 실형을 선고받고, “노상강도를 당한 심정”이라고 반발했다. 지난달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일단 살아났지만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어 다른 후보들이 대선 출마의 적절성을 문제 삼기도 한다.
국회 대책비를 생활비로 돌리는 등 공금횡령 의혹도 받았다. 2011년 당 대표 경선기탁금 1억2000만원 출처를 설명하면서 “국회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받았던 대책비 중 남은 돈을 집에 생활비로 줬고 집사람이 현금으로 모았다. 경선자금은 집사람에게 받은 것”이라고 했다.
■ 막말 퍼레이드
이번 대선 국면에선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이날 국가안보포럼 초청 강연에서 “노무현 정권은 뇌물로 시작해 끝날 때 뇌물로 끝났다”면서 “(문재인 후보는) 그 정권의 2인자였다. 뇌물공화국을 하나 더 만들어보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2월2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유죄가 되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막말은 역사가 길고, 헤아릴 수 없다. 2011년 10월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고 했고, 2012년 12월엔 종편사 경비원이 출입을 제지하자 “니들 면상 보러 온 거 아니다, 네까짓 게”라고 했다. 지난해 7월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던 여영국 경남도의원에게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했다.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막말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자질 논란도 키우고 있다.
1954 경남 창녕 출생
1972 대구 영남고 졸업
1977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1982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14기)
1984~1995 검사
1996~2012 15·16·17·18대 국회의원
2006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2008 한나라당 원내대표
2010 한나라당 최고위원
2011 한나라당 대표
2012~현재 35·36대 경남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