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홍준표'·'4050 이재명'·'6070 윤석열'?···20대 대선 ‘세대 전쟁’ 벌어지나

2021.10.06 17:07 입력 2021.10.06 18:55 수정

'MZ 홍준표'·'4050 이재명'·'6070 윤석열'?···20대 대선 ‘세대 전쟁’ 벌어지나

2030의 홍준표, 4050의 이재명, 6070의 윤석열.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는 연령대에 따라 지지후보가 명확히 갈리는 세대 전쟁이 벌어지게 될까.

경향신문이 창간 75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선 후보 합도 조사에서 여야 유력 대선 주자들의 핵심 지지기반을 이루는 두터운 연령대별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에서 장년, 노년으로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경계선을 따라 여야 후보들에 대한 호불호가 선명하게 갈렸다.

20대(18~29세) 10명 중 3명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하다고 봤다.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29.1%가 홍 의원을 택했다. 그 뒤를 이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20대 지지율은 15.2%로 홍 의원의 절반에 그쳤다. 직업별로 보면 20대~30대 초반이 대부분인 학생 그룹의 홍 의원 지지율은 33.0%에 달했다. 공정성 논란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MZ 세대의 불만이 높아진 상황에서 홍 의원이 사법시험 부활, 대학 수시 폐지, 모병제 도입 등 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거침없이 입장을 밝혀 온 것이 높은 지지도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이라는 신조어도 회자되고 있다.

여권 유력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중·장년층인 4050세대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와 50대에서 이 지사 지지율은 과반에 가까운 47.6%·46.8%로 각각 조사됐다. 반면 국민의힘 유력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40·50대 지지율은 각각 10.2%·19.8%로 이 지사의 절반에 못 미쳤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40·50대 연령층에서 각각 55.1%·50.3%를 얻어 절반을 넘었다. 당내 경쟁자인 이낙연 전 당대표의 40·50대 지지율(23.0%·25.5%)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숫자다. 정당 내 여론 주도층인 4050세대의 대다수가 이 지사 편에 선 것으로, 이는 이 전 대표가 청년·여성층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이 지사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은 노년층인 6070세대에서 강세를 보였다.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60대에서 39.4%, 70대 이상에서 47.2%의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윤 전 총장의 20대 지지율은 4.9%에 그쳤다. ‘이재명 대 윤석열’ 가상대결 조사에서는 4050과 6070간 세대 대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40대·50대의 58.3%·57.8%가 이 지사를 택했고, 60대·70대의 53.9%·61.0%가 윤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4년 전 대선과 비교했을 때 세대별 지지도의 극적인 반전도 관찰됐다. 홍 의원은 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6070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2017년 5월 대통령 선거 당일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홍 의원은 60대에서 45.8%, 70대에서 50.9%의 지지를 받았으나 20대·30대 지지율은 8.2%·8.6%로 한자릿수에 불과했다.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상황이 180도 뒤바뀐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정당 내 역학관계의 변화에 따른 결과로 해석했다. 전통적 보수층인 노년 세대의 지지가 야당 유력 주자로 자리매김한 윤 전 총장에게 옮겨갔고, 청년층과 중도·무당층의 지지는 ‘당색’이 상대적으로 덜한 홍 의원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준석 돌풍’에 따른 청년층의 야당 지지가 홍 의원에게 흘러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하동균 케이스탯리서치 이사는 “홍 의원이 과거에는 정통 보수정당의 상징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후보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젊은층에 먼저 다가가는 등 야당 주류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부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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