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놓고 가열된 ‘비명 대 친명’ 갈등···선거 패배 책임·사당화 논쟁

2022.06.03 13:59 입력 2022.06.03 14:01 수정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의원을 놓고 친문재인(친문)계를 포함한 비이재명(비명)계와 친이재명(친명)계의 갈등이 가열되고 있다. 비명계가 지방선거 패인을 놓고 대대적으로 ‘이재명 출마 책임론’을 거론하고 ‘이재명 사당화’까지 주장하자 친명계가 반박하는 식이다. 새 당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이 계파 갈등의 수렁에 빠져드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비명계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6·1 지방선거 구도를 ‘대선 연장전’으로 만든 이 의원에게 참패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김종민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패장 후보가 ‘난 잘못 안한 것 같다’며 다시 선거에 나가는 건 민주주의 기본 상식에 어긋난다”며 “(대선)승부가 끝났는데 불복한다는 느낌을 주면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대선 시즌2가 되면서 (각 지역)후보들이 뉴스에 안나오니 후보 경쟁력이 살아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친명계는 이 의원 출마로 ‘대선 연장전’ 구도가 형성됐다는 주장을 ‘책임 떠넘기기’라며 반대한다. 친명계 A의원은 통화에서 “이미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쪽에서 선거 구도를 대선 연장전으로 만들어놨다”며 “지지자들을 선거판에 끌어와야 한다는 지도부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이 의원이 참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의 지리멸렬함과 박완주 의원 성비위 사건 등으로 지지층 민심이 이반됐는데, 이 의원에게 패배 책임을 전부 다 지라는 건 말도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비명계는 대선 이후 민주당이 이 의원의 당으로 ‘사당화’됐다고도 비판했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이 끝난 이후 어느날 밀실에서 누가 임명하듯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를 전략공천위원회에서 컷오프(공천배제)시켰는데 누군가의 영향력에 의해 하루 아침에 없던 일이 됐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 의원 공천에 대해 “비대위에서 이 의원과 말이 통하는 조응천 의원도 반대해서 ‘정리가 됐구나’했는데 다음날 박지현·윤호중 비대위원장이 전략공천을 발표했다”며 “민주주의 절차가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친명계는 비명계의 ‘이재명 사당화’ 주장을 “황당하다”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친명계 B의원은 통화에서 “이 의원이 당권을 잡은 적도 없고 심지어 대선 후보일 때도 전권을 휘두른 적이 없다”며 “대선 패배 후 자택에 사실상 유폐돼있었는데 무슨 힘이 있었겠나”라고 말했다. 친명계 A의원은 “이 의원은 변방의 비주류였고 당대표도 아닌데 당에서 무엇을 말아먹었다는 건가”라며 “지난 5년간 본인들(친문계)이 사당화하지 않았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당원으로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그 의견이 합리적이면 (당에서) 수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지방선거 패배 직후 계파갈등으로 치닫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4선 의원을 지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출구 없는 내홍으로 가다가는 가장 빠르고 완벽하게 당이 ‘폭망’할 것”이라며 “당권 투쟁과 개인 정치의 온상이고 분열의 거점인 당내 선거용 의원 모임은 다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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