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신임 대표 이정미 선출

2022.10.28 18:23 입력 2022.10.28 19:49 수정

이정미  정의당 신임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7기 당대표 선출 보고대회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신임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7기 당대표 선출 보고대회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새 대표에 이정미 전 대표(56)가 28일 선출됐다. 2017년 7월부터 2년간 정의당 대표를 맡은 지 3년여 만에 다시 대표직에 올랐다. 재창당을 결의한 당의 노선을 정립하고 민심에서 멀어진 당의 주목도를 높여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 신임 대표는 “정의당을 일으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정의당 대표 결선투표에서 63.05%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상대 후보인 김윤기 전 부대표는 36.95%를 차지했다.

이 대표는 대표 선출 뒤 당선소감에서 “어렵고 고된 일에 언제나 제가 제일 앞줄에 서 있겠다”라며 “2년 동안 정의당을 일으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해고 노동자는 평생 감당할 수 없는 손배소에 시달리고, 어떤 노동자는 천막에서 끼니를 굶은 채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한다”라며 “그들 곁에 서서 함께 싸우는 게 정의당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입법기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노동자·서민은 더 많이 일하고 빚을 내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라는 윤석열 정부의 거대한 퇴행을 막는 데 모든 것을 바쳐 싸우겠다”면서도 “철저히 민생의 전장에서 싸우겠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반대편만 쫓는 진영 정치도 이젠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대표 출마 때부터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로 꼽혀왔다. 지난 19일 발표된 1차 투표에서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49.91%)을 기록하며 대세론을 확인했다. 이날 결선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이 대표의 인지도와 당내 위상은 확고하다. 인천지역 노동운동가 출신인 이 대표는 정의당 내 최대 계파인 인천연합 소속으로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 때부터 정치 활동을 했다. 대변인, 최고위원을 거쳐 대표를 역임했다. 20대 국회에 비례대표 1번으로 입성한 뒤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21대 총선에서는 낙선하긴 했지만 인천 연수구을 지역구에서 18.35%를 득표했다. 지난해 20대 대선 당내 경선에서 심상정 의원과 결선을 치러 절반에 가까운 48.88%를 득표했다. 올해 6·1 지방선거에서는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이 대표는 경선 기간 ‘당원을 하나로 만드는 강력한 리더십’과 ‘국민 지지를 모을 수 있는 신뢰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경쟁 후보들은 “언제까지 심상정, 이정미여야 하냐”며 이 대표가 재창당을 책임져야 하는 대표직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이자 ‘노회찬·심상정’을 잇는 간판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위기다. 원내 3당이지만 6·1 지방선거에서 원외 정당인 진보당(21명)보다 적은 9명의 당선인을 내는 데 그쳤다. 고 노회찬 전 의원 사망 이후 심상정 의원을 제외하곤 대중적 영향력을 발휘할 정치인이 부재하다. ‘민주당 2중대’로 불리며 진보정당 정체성을 명확히 확립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산업 및 노동 생태계에 변화에 걸맞는 새로운 정책과 의제를 제시할 역량이 빈곤하다는 지적도 많다. 양당 체제에서 뚜렷한 지지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7일 정의당의 재창당 결의에 따라 당명 변경과 강령 개정을 내년까지 마쳐야 한다. 당의 노선 설정 문제도 이 대표가 정리해야 한다. 정의당은 21대 국회 출범 이후 이전에 비해 노동보다는 여성 문제에 더 천착한다는 평가를 받았고, 당내 논쟁도 벌어졌다. 이 대표는 경선 기간 “노동 없는 페미니즘, 페미니즘 없는 노동은 없다”고 강조했다. 당이 지리멸렬해지면서 당내 구심력도 약해졌다. 당의 통합을 이루고, 새로운 당원들을 모아야 하는 과제도 기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오는 29일 신당역 스토킹 살해 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과 제빵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SPC 본사 농성장 방문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여성과 노동 문제에 모두 천착하는 진보정당의 모습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같은날 고 노회찬 전 의원 묘소가 있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을 참배한다. 또 오후에는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리는 공공노동자총력결의대회에 참석한다.

오는 31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취임식을 한다. 이 대표와 당 지도부를 이룰 이현정·이기중 부대표와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지난 19일 선출됐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건강한 야당으로서 국민의힘과 함께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면서 “정의당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사회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약자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잘 전달해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정의당이 가야 할 혁신의 길은 성장통을 요구하겠지만, 많은 분이 정의당의 변화된 모습을 응원할 것”이라며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의당이 우리 사회와 정치에 더욱 크게 이바지하길 바라며 함께 응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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