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관련 발언으로 충돌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6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게 “후보자의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제 뇌 구조에는 이상이 없다”며 여러 차례 사과를 요구했다.
두 사람의 충돌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후보자는 민주노총 조합원이 MBC의 80~90%를 차지하는 이유에 대해 “민노총 노조가 뭔가 공정하고 정의롭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사실상 힘에 의한 지배 때문”이라고 답했다. 최 위원장이 이날 새벽 송요훈 전 아리랑국제방송본부장(전 MBC 기자)에게 “MBC 제1노조가 89%, 제3노조가 10%인 이유가 뭐냐”고 묻고, 송 전 본부장이 “공정 방송을 원해서 자발적으로 가입한 것”이라고 답변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가 발언을 마치자 신상발언을 하겠다며 “어제 그렇게 물은 게 저다. 살다 살다 저런 궤변은 처음 들어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가 차곡차곡 쌓여서 제1노조가 정통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 89%가 되는 것”이라며 “사내에서 일어난 일에 정치 보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후보자의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제 뇌 구조에는 이상이 없다”며 “사과를 원한다”고 항의했다. 최 위원장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이 후보자는 지속적으로 사과를 요구했다. 최 위원장이 “마이크가 안 꺼지나.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의 허가를 득하지 않은 태도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발언을 제지하며 충돌이 일단락됐다.
최 위원장과 이 후보자의 신경전은 청문회가 열린 3일 내내 이어졌다. 첫날인 24일 최 위원장은 증인 선서를 마친 뒤 증서를 자신에게 제출하고 돌아서는 이 후보자에게 “제가 인사하려고 했는데 돌아서 가시니 뻘쭘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최 위원장에게 다시 다가가 악수한 후 서로 고개를 숙여 인사했는데,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 귀에 대고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속삭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청문회 이틀째인 25일엔 이 후보자가 자신의 MBC 재직 시절 직원 사찰 의혹에 반박하려 준비해 온 사진을 들어보이자 최 위원장이 “그것 내려라. 지금 피켓 투쟁하냐”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처음이라 절차를 몰랐다고 방어했고, 최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처음 받아서 그런 것이니 (후보자를) 가르치면서 하라고 하는데 이 후보자는 나이가 몇 살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자는 “개인정보라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