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득표율의 벽은 아직 높았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58)는 6번의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면서 ‘심상정 바람’을 예고했지만, 결국 득표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심 후보는 두 자릿수 득표율 확보가 힘들어진 9일 오후 9시20분쯤 여의도 제2 당사 개표상황실에 들러 “이번 선거는 우리 정의당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오늘 끝난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들의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을 받아안아 우리 정의당은 또다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 측은 TV토론 이후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갈 새로운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사표론’에 밀린 것을 주요 실책으로 분석했다.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있다. 심 후보가 5~6% 득표율로 진보정당 후보 중 최고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종전 최고 득표율은 16대 대선 때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얻은 3.89%였다.
특히 TV토론을 통해 존재감이 부족했던 ‘심상정’과 ‘정의당’의 인지도를 높였다. 주요 현안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분명히 드러내면서 진보정당의 존재감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여성 리더십의 새로운 상을 제시한 것도 성과이다. 심 후보는 선거기간 동안 여성, 청년, 비정규직,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 문제를 정면으로 제시하면서 여성과 20·30대 청년 유권자층을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