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63)가 고개를 숙였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가 일어났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문 후보에게 큰 격차로 뒤졌다. 정제되지 않은 언행 등으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많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28분쯤 서울 여의도 당사 상황실에 나타나 “이번 선거 결과는 수용하고, 당을 복원한 데 만족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의 ‘당 복원’ 발언은 애초 대선판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출발했지만, 보수층 결집을 이뤄내는 등 저력을 보여줬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도 한때 선거비 보전(득표율 15% 기준)을 걱정했던 한국당이 20% 넘는 지지를 받은 것은 순전히 ‘정치인 홍준표’의 개인기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자신의 장인을 “영감탱이”로 비하하고, 특정 언론을 향해 “사장과 보도본부장 목을 다 잘라야 한다”고 하는 등 ‘막말 논란’이 거셌다. 남녀 역할을 가른 ‘설거지 발언’은 대중이 그를 시대에 뒤처진 인물로 인식하게 했다. 대학 시절 친구에게 돼지흥분제를 구해주며 성폭행을 도왔다는 논란은 후보 자질마저 의심케 했다.
향후 홍 후보는 한국당 당권 경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의 말대로 당을 재건했다는 점을 명분으로 ‘홍준표당’ 재편을 꾀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