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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김지은씨 비공개로 만나···"김건희 '미투 폄훼' 발언 사과해야"

2022.01.21 17:44 입력 2022.01.21 18:33 수정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가 21일 비공개 면담했다. 김씨는 심 후보에게 자신의 책과 직접 만든 커피를 선물했다. 정의당 제공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가 21일 비공개 면담했다. 김씨는 심 후보에게 자신의 책과 직접 만든 커피를 선물했다. 정의당 제공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김지은씨를 만났다.

정의당은 심 후보가 이날 김지은씨를 비공개 면담했다고 밝혔다. 김지은씨와의 만남은 심 후보가 먼저 제안해 이뤄졌다. 심 후보는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미투 폄훼’ 발언을 언급하며 김건희씨가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공개된 김건희씨와 유튜브채널 기자와의 ‘7시간 전화통화 녹음파일’에서 김건희씨는 “미투가 터지는 것이 다 돈을 안 챙겨주니깐 터지는 것” “(안희정이) 불쌍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 편”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김지은씨는 지난 17일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당신들이 생각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심 후보는 이날 “(김건희씨와 유튜브채널 기자 통화가) 사적 대화인데 왜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말은 맞지 않다. 윤 후보와 김건희씨는 이미 공적 관심의 영역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김건희씨의 말은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된 권력형 성범죄 사건에 대해 국민들에게 그 본질을 왜곡하고 있으므로 사과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은씨도 “(김건희씨가) 여전히 사과해주시길 바라고 있다. 공적 위치에 계신 분들이 언행에 신중하면 좋겠다. 본인들의 언행으로 상처받고 고통받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피해자 인권에 대한 중요성, 윤리의식이 있었다면 그 부분은 방송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건희씨의 발언을 그대로 공개한 MBC를 판했다.

김지은씨는 심 후보에게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김지은씨는 “재판 이후에도 2차 가해가 지속되고 있다. 분명히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까지 왜곡하고 조롱하는 발언을 한다면 어느 누가 피해를 고발하고 끝까지 싸우겠나”라며 김건희씨 발언이 성폭력 피해자들의 용기를 꺾었다고 했다.

김지은씨는 2차 가해 방지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김지은씨는 “민주당 내 2차 가해자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목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며 “제게 2차 가해를 했던 이들은 여전히 주요 요직으로 영전해 가 있는데 진실을 증언해주신 분들은 사실상 정치권에서 쫓겨났다. 이런 일들이 다른 사건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심 후보는 2차 피해를 입은 김건희씨를 방치하는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심 후보는 “사건 당시 안 전 지사만 제명시키고 무마할 것이 아니라 민주당 차원에서 어떻게 문제를 성찰하고 재발 방지할 것인지를 대책을 내놓아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당시 민주당에서 그 책임을 제대로 이행했다면 이후 오거돈, 박원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또 “민주당에서 권력형 성범죄와 2차 가해 문제에 있어 원칙을 명확히 하지 않았기에 자꾸 다른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가 근절되지 못했다”고 했다.

대법원은 2019년 9월 수행비서 김지은씨에 대한 성폭력 혐의(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6월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에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업무상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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