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선택의 날
후보 도덕성 논란에 ‘비호감 대선’
코로나 극복·갈등 해소 시대 과제
이·윤·심, 마지막까지 표심 잡기
20대 대통령을 뽑는 선택의 하루가 밝았다. 주권자 뜻을 모아 5년 국정을 이끌 대리인을 세우는 날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고 수 갈래로 찢긴 갈등상을 봉합할 치유의 리더십, 외교안보·경제 위기에서 활로를 뚫을 문제 해결의 리더십을 누구 손에 쥐여줄 것인가가 주권자의 한 표에 달렸다.
20대 대선은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서 실시된다. 유권자 그룹을 둘로 나눠 치르는 초유의 코로나19 대선이다. 코로나19 비(非)확진·격리 유권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확진·격리 유권자는 오후 6시부터 7시30분까지 투표할 수 있다.
전체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2787만4090명의 결정이 남았다. 1632만3602명(36.93%)은 지난 4~5일 사전투표에 참여해 선택을 마쳤다.
이번 대선은 한국 사회의 시대정신을 드러내기보다 문제를 보태는 형태로 진행됐다. 양강 후보의 도덕성 의혹으로 네거티브 난타전이 막판까지 이어져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세대·성별·진영별 분열상은 극대화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공정의 가치라는 화두는 뒤로 밀렸다.
새 정부는 다층적인 위기의 칼끝에 선 채로 출범한다.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밝힌 통합의 정신을 정부 초기부터 실현하는 게 급선무다. ‘비호감 대선’을 넘어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인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치개혁을 이루는 데 새 정부의 성패가 걸렸다. 코로나19와 부동산 등 양극화와 맞닿은 문제를 해결하고, 공정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도 해결 과제다. 대선 과정에서 잊혀진 주권자 그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첨예해진 ‘젠더 갈등’을 푸는 리더십도 요구된다.
대선 후보들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내세우며 막판 표심 잡기에 집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특별기자회견에서 “당선 즉시 코로나19 위기 등 민생 회복 긴급조치를 단행하고 국민통합정부 구성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의 실력에 투표해달라”고 인물론을 부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시청 광장 유세에서 “국민을 모셔야 하는 머슴이 주인에게 고통을 주고 정치적 이익을 챙긴다면 제대로 된 민주주의인가”라고 정권교체론을 강조했다. 이어 “정직한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심상정이 포기하지 않고 걸어온 성평등의 길을 응원해달라”며 “더 굳세게 더 당당하게 여러분의 손을 맞잡고 성평등 대한민국의 미래를 뚫어내겠다”고 밝혔다.
후보들이 내놓은 미래상은 제각각이다. 누구를 길잡이로 삼을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주권자다. 투표함에 담기는 한 표가 향후 한국 사회가 나아갈 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