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성차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윤석열 발언 비판
민주당 “여성 커뮤니티 반응 뜨겁다” 막판 여성표 기대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세계 여성의날’이자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차별과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모든 노력은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선 최대 부동층인 2030세대 여성의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 막판까지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젊은 여성층의 이 후보 지지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녀 간의 구조적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남녀 간 엄청난 차별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것에 장애가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차별과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모든 노력은 존중되고 폄훼돼선 안 된다. 그걸 뭐라고 부르든 그런 노력들이 앞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말이다.
이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계 여성의날을 축하한다”며 “차별과 혐오를 넘어 통합과 평등의 길로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남녀 간 임금격차(35.9%)도 더욱 커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로 떨어졌다”며 “그러나 놀랍게도 일부 정치권은 한국 사회에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주장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적었다.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박지현 민주당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혐오를 조장하며 젠더를 갈라치기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사회에 나갈 여성 청년들이 면접에서 출생·결혼 등의 질문을 당연히 받지 않는 사회, 언제 어디서든지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사회, 지금보다는 안전한 사회를 이재명 후보와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에 앞서 여성 참정권을 상징하는 장미꽃을 들고 “성평등을 위해 이재명” “안전한 세상을 위해 이재명”이라고 외쳤다.
민주당은 최근 2030세대 여성의 표심이 이 후보에게 기울고 있다고 본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n번방 추격자 박지현씨의 절절한 (이재명 지지) 호소의 목소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선풍적인 회자가 되면서, 여성의 권리를 지키자는 흐름이 만들어진 건 사실”이라며 “젊은층, 또 주부층까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도 당사 기자회견에서 2030 여성 표심에 대해 “최근 여성 커뮤니티 안의 분위기가 뜨겁다. 출퇴근하는 여성의 분위기도 달라졌다”면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가 분명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와 윤 후보에게 모두 비호감을 느끼는 젊은 여성들에게 ‘그래도 윤 후보는 아니지 않으냐’는 기류가 최근 생성됐다”며 “2030 여성의 표심이 승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