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층 총결집 의미” 국민의힘 “정권교체 여론 높아”
세대·지역별 표 쏠림 현상 완화…2030은 남녀 표심 갈릴 듯
코로나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투표 위축이 막판 변수 될수도
20대 대통령 선거의 최종 투표율이 80%를 돌파할지 주목된다. 여야 후보들은 높은 투표율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해석한다. 지난 4~5일 진행된 사전투표율은 36.9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은 1997년 15대 대선 당시 89.2%였다.
대선 사전투표 투표율은 36.93%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의향을 보인 적극 투표층이 최근 10년 전국단위 선거 중 가장 많았다는 점에서 최종 투표율은 80% 안팎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1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7~8일 실시한 ‘20대 대선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유권자는 83.0%였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적극 투표층을 조사한 결과(82.8%)와 유사했다. 19대 대선 실제 투표율은 77.2%였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선관위 조사 결과 적극 투표층은 79.9%였고, 실제 투표율은 75.8%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높은 투표율이 이 후보 지지층 결집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강병원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건 인정하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정권교체 여론만큼 높지는 않다”며 “이 후보 지지자뿐만 아니라 윤 후보의 색깔론, 막말 등에 분노한 사람들도 대거 투표장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만큼 높은 투표율이 윤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본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투표율이 80%가 넘으면 우리가 무조건 승리한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혀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박스권을 넘어서면 우리가 이긴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 역시 세대별·지역별 투표 결집 효과가 대선 승리를 가르는 변수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세대별·지역별로 표가 쏠리는 현상은 기존보다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세대별 표 쏠림이 나타날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19대 대선 당시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는 20대(47.6%), 30대(56.9%), 40대(52.4%), 50대(36.8%)에서 1위였고, 홍준표 후보는 60대(45.8%)와 70대 이상(50.9%)에서 1위였다. 이번 대선에서는 50대 이하는 진보를, 60대 이상은 보수를 지지하는 세대 대립 현상은 옅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40·50대의 이 후보 지지와 60·70대의 윤 후보 지지 구도 속에서 20·30대 여성은 이 후보에게, 20·30대 남성은 윤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표를 더 줄 것이란 관측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0·30대의 경우 예전 선거처럼 민주당 우위라고 보기 어렵고 표심이 남녀별로 분산될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성별 갈라치기라는 나쁜 전략을 구사하면서 20·30대 남성들의 표가 윤 후보 쪽으로 쏠리고, 20·30대 여성들의 표는 이 후보 쪽으로 쏠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역별 표심 결집도 관전 포인트이다. 양자 대결 구도였던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광주에서 91.97%, 전남에서 89.28%를 각각 얻었다. 박근혜 후보는 대구에서 80.14%, 경북에서 80.82%를 각각 획득했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지역주의나 세대 대결 구도가 완화되는 추세”라며 “20·30대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화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을 생각하면서 지역 정서에 동화되는 비율은 기성세대보다 낮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호남 20대와 수도권 20대의 동질성이 강화되는 흐름을 보인다”며 “지역주의가 약해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도 대구·경북(TK)에서 80%를 넘는 압도적 지지율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등 이런 문제로 영남 지역에서 지지율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며 “중도층, 수도권, 호남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다만 사전투표에서 호남이 가장 높은 투표율(51.45%)을 기록한 것을 두고 여야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았다. 이 후보 측은 지지자들의 총결집 신호로 해석한다. 윤 후보 측은 지지율 30%를 목표로 꾸준히 서진전략을 취해온 결과라고 본다.
코로나19와 날씨 등은 투표율에 미치는 변수로 꼽힌다.
통상 날씨가 좋으면 투표율이 오르고 좋지 않으면 유권자들이 외출을 꺼려 투표율이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최근 전국단위 선거 투표율을 보면 속설일 뿐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날씨와 상관없이 투표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날씨가 좋을 경우 젊은층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이 역시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가 많다. 이번 대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만큼 여야는 날씨 영향이 클 것이라 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변수로는 코로나19 상황이 꼽힌다. 사전투표에서 돌출한 확진자 투표 관리 부실 문제 때문에 확진자들의 투표율이 저조할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일반 유권자들의 경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투표장에 가는 것을 고민할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정치권 관계자는 “향후 5년을 결정할 투표라는 인식 때문에 유권자들의 참여가 외적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