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메일]카지노 열풍‘두얼굴’성공예단은 금물

2000.12.20 18:51

강원 정선 스몰카지노가 개장된 지 50일이 지났다. 지금은 열기가 조금 식었지만 지난 50여일 동안 국민에게 가장 큰 화제는 폐광촌 카지노였을 것이다.

그동안 정선 카지노를 지켜보면서 전국의 많은 지자체들이 대성공을 거뒀다는 분석 아래 본격적인 카지노 유치 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카지노 과열 분위기에 대해 우리 사회의 도박 중독증이 극에 이르렀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폐광지역 주민들은 카지노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과에 놀라면서 벌써부터 성공을 운운하거나 그 부작용을 과장하는 것은 지나치게 조급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스몰카지노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 폐광지역의 경제를 조금이라도 앞당겨 회생시키기 위해 2002년 본 카지노 개장에 앞서 작은 규모로 만든 일종의 시범 카지노다.

따라서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문제가 많다. 다행히 과열과 그에 따른 서비스 부재는 개장 초기의 거품현상이 걷히면서 점차 해소되고 있다. 물론 문제가 되는 도박 중독증도 사실상 스몰카지노 때문에 갑자기 생긴 문제라기보다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된 도박중독 실상이 일부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고도 진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임시방편적인 베팅액 조정이나 휴장시간 연장은 과열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스키장과 골프장, 테마파크와 함께 게임의 선택 폭이 대폭 확대되는 본 카지노 개장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 외에는 사실상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 특히 지금 단계에서 카지노의 성공을 운운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본다.

스몰카지노에 관광객들이 조금 많이 오는 것만으로 카지노의 성공을 말하기에는 폐광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나 과제가 너무 많다. 1995년 폐광지역 주민이 생존의 벼랑 끝에서 투쟁을 통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카지노를 선택한 것은 카지노에서 돈을 벌자는 것이 아니라 카지노를 통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폐광지역의 민자 유치를 활성화시켜 고원관광 휴양도시로 만들자는 데 있었다.

따라서 스몰카지노 개장은 첫발을 내디딘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관광객이 많다고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고 지역에 카지노가 주는 혜택이 별로 없다고 절망할 일도 아니다. 카지노가 관광객을 유치하는 효과가 입증된 만큼 지금부터 폐광지역에서 관광객들을 맞이할 다각적인 수용태세를 시급히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관 공동노력이 절실하며 계획만 세워놓고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관광개발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부작용은 조금의 과장이나 숨김없이 알려져야 한다. 그리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모든 것이 새로운 문제이며 이제 시작이다.

스몰카지노에는 폐광지역 주민들의 눈물과 땀이 배어 있다. 진정한 성공을 위해 주민들이 중심에 서서 노력해 나갈 때 국민들의 애정어린 관심과 성원이 뒤따를 것이다.

〈원기준/광산지역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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